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 청소년 문학상’ 2월 시 장원에 이완호(경기 고양예고) 군의 <닫혀진 반 쪽에 대하여> 가 뽑혔다. 닫혀진>
이야기글 부문에는 민지영(대전 대성여자정보과학고)양의 <마음의 강> , 비평ㆍ감상글에는 김은휼(울산 한빛고)군의 <낭만과 사랑 뒤의 아름다움-비포 선라이즈를 보고> , 생활글에는 전현수(충남 운산공고 졸업)군의 <아버지와의 약속> 이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아버지와의> 낭만과> 마음의>
닫혀진 반 쪽에 대하여
-이완호 (필명 mcartny)
옆문을 이용하세요, 시립 도서관 입구의 폐문이 말한다
옛날에 은행에서 엄마와 손을 잡고 나오는 길에
'폐문' 처음보는 두 글자에 대해 그 답답한 의미에 대해
참을 수 없는 갈증을 느꼈음을 떠올린다
엄마는 내게 열려고 하면 폭발하는 문이라고
했다, 반항하는 마음으로 닫혀진 반 쪽 문을 밀어본다
곧 튕겨져 나오는 손바닥, 정말
문이 거부하며 나는 모든 마찰음들이
거대한 폭발로 쾅 쾅 터져나가며
우주의 반 쪽을 닫아버린다
반 쪽만 열린 하늘이 나를 노려보고
동네 마트 직원은 옆 카운터를 이용하라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반 쪽 얼굴로만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너를 슬쩍 밀어보는 그 날에
네가 우연이란 듯 슬쩍 몸을 비켜서는 일이
그런 기적같은 일이 내게도 온다면
■ 심사평
mcartny의 <닫혀진 반 쪽에 대하여> 는 대상을 응시하는 관찰력과 그로부터 만들어졌을 인식의 깊이가 매우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문이 말을 한다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첫 행으로부터 어릴 적 자신의 의문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안정감 있는 구조 역시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폐문이라는 아주 흔한 사물에서 출발한 유년의 작은 호기심이 결국 우주의 거대한 문을 두드리게 되는 인식의 긴 여정을 흐트러짐 없이 잘 그려내고 있는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닫혀진>
김경주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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