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풀럼)의 크로스에 이은 조재진(전북)의 헤딩패스를 문전 쇄도하던 박지성(맨유)이 골네트를 갈랐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프랑스전에서 나온 기가 막힌 ‘작품’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이번에는 북한을 상대로 그때의 멋진 기억을 재현할 조짐이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조재진이라는 걸출한 원톱 스트라이커가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게 되는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앞두고 누구보다 축구화끈을 질끈 동여매는 선수는 다름 아닌 조재진이다. 지난 겨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이 좌절된 이후 마음고생이 심한 그였다. 동계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장염 증세까지 겹쳐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대로 돌아선 아픔까지 있다.
하지만 8개월여 만의 A매치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조재진은 이번 남북대결에서 본격적인 부활을 노리고 있다. 상승세도 탔다. K리그 2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득점 감각도 가다듬었다. 조재진은 “K리그에서의 골감각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며 북한전에 대한 의욕을 밝혔다.
20일부터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소집된 조재진은 허정무 감독의 ‘특별 관리’까지 받으며 킬러 본능을 키워가고 있다. 허 감독은 조재진과 박주영 염기훈 등 대표팀의 공격수들을 따로 불러 슛 연습을 시켰다. 북한전에 반드시 골을 넣으라는 주문이다.
허 감독은 박지성과 설기현을 양쪽 날개로 기용하고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를 놓는 스리톱 공격 시스템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월드컵 이후 국가대표팀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굳힌 조재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파주에서 소집훈련 중인 대표팀은 23일 운명의 결전지인 상하이로 떠난다.
김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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