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를 강하게 때리자. 져도 좋으니까 수비는 악착같이 하자."
패배를 직감한 GS칼텍스 선수들에게 건넨 이 말이 설마 승부를 뒤집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세트점수 1-2로 뒤진 4세트가 시작하기 직전. 이성희 GS칼텍스 감독대행은 사족을 모두 뺀 채 강한 서브와 끈질긴 수비 딱 두 가지만 주문했다.
흥국생명은 상대 이숙자의 서브로 시작한 4세트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니 김연경(23점)-황연주(21점)의 좌우 쌍포도 위력이 반감됐다. 7-0까지 점수차를 벌인 GS칼텍스는 4세트를 25-9로 뺐더니 5세트마저 15-6으로 따냈다.
GS칼텍스가 적지에서 1승1패를 거뒀다. 2007~08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이 열린 2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GS칼텍스는 4세트부터 갑자기 난조에 빠진 흥국생명에 3-2(21-25 25-17 18-25 25-9 15-6)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1-3 패배를 설욕한 GS칼텍스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까지만 해도 흥국생명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 김연경은 17-12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득점을 올리자 원더걸스의 '텔미춤'을 췄다. "텔미 텔미(tell me)!" 마치 누가 우승할 건지 말해보라는 듯 자신이 넘쳤다. 그러나 GS칼텍스는 4세트부터 폭발한 용병 하께우(28점)의 강타를 앞세워 대역전극을 펼쳤다.
승장 이성희 감독 대행은 "설마 역전승할지는 몰랐다. 저쪽이 서브리시브가 흔들린 덕분에 이겼으니 집중력에서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 패장 황현주 감독도 "집중력이 떨어져 서브 리시브가 안돼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부에서는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3위 현대캐피탈을 3-0으로 꺾고 정규시즌 2위를 확정했다. 구미에서는 상무가 LIG손해보험을 3-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천안=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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