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서 공천 탈락에 승복한 현역의원들에게도 눈길이 간다. 개개인마다 다양한 사정이 있겠지만 이들 대부분은 분루를 삼키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한나라당 현역의원들 중 공천에 승복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은 대부분 친이명박계다. 친박근혜계 의원 중에는 김재원(경북 군위ㆍ의성ㆍ청송) 의원이 거의 유일하다. 중립 성향인 정문헌(강원 속초ㆍ고성ㆍ양양) 의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 중에는 권철현(부산 사상) 안택수(대구 북을) 이성권(부산 부산진을) 이재웅(부산 동래) 김석준(대구 달서병) 김양수(경남 양산) 의원 등이 잇따라 공천 수용과 불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권철현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목숨을 바쳐 지키고자 했던 한나라당이 저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고, 당이 제시한 기준과 원칙 어느 것에도 맞지 않는 공천결과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내 자식 같은 한나라당을 버릴 수는 없었다”고 불출마의 변을 밝혔다.
대선 경선기간 이명박 후보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성권 의원은 “아무리 되돌아 봐도 납득이 안 되는 공천 결과지만 당에 대한 충성심으로 받아들인다”며 승복했다. 이재웅 의원도 “ 불합리와 잘못이 있더라도 시대의 도도한 흐름이라 생각하면서 공천 결과를 수용한다”고 말했다.
친이계 인사들의 불출마가 많은 것을 두고는 “일부 공천 탈락자들에 대해서는 배려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공천 탈락에 승복하는 의원이 반발하는 의원보다 대체로 더 많다. 호남 현역의원 30% 물갈이 원칙에 따라 탈락한 3선 중진 정동채(광주 서을) 의원은 일찌감치 “결정에 승복한다. 민주당 앞날에 무궁한 영광이 있기를 기대한다. 지역구민께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짧은 세 문장으로 깨끗이 총선 불출마를 택했다. 초선 한병도(전북 익산갑) 의원도 공천 탈락 결과를 곧바로 인정했다.
공천 탈락 직후 이의 신청을 제기했던 초선 이광철(전북 전주 완산을) 의원도 이날 “개인적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보다 대의를 따르는 것이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라며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 세 의원은 공교롭게도 모두 친노 성향으로 분류된다.
또 전남 해남ㆍ진도ㆍ완도 채일병 의원도 그 동안 격하게 반발했던 것과 달리 이날 “백의종군 자세로 헌신하겠다”며 출마를 접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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