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복심으로 불리는 박지원 전 비서실장이 20일 무소속 출마선언을 하면서 통합민주당의 호남 총선 전망에 변화가 일고 있다.
DJ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의 무소속 출마 도 유력시되는 데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열, 신중식 의원 등은 무소속 연대를 구축, 총선에 나설 계획이어서 야권의 무소속 돌풍도 총선의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급부상했다.
박지원 전 실장은 19일 오후 목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송금 특검으로 고통과 역경의 세월을 보냈고 그로 인해 공천심사에서 배제됐다”며 “민주당을 잠시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 목포시민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포는 박 전 실장과 현역인 이상열 의원, 민주당 공천을 받은 정영식 전 목포시장 등이 각축을 벌이는 호남권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공천쇄신 바람과 DJ 측근 동정론에 대한 지역민심의 쏠림이 주목된다.
그래서인지 박 전 실장은 ‘DJ와 상의를 했냐’는 질문에 “무소속 출마를 말씀 드렸더니 한참 말씀이 없다가 박 실장 판단에 맡기겠다. 잘하라”며 격려를 받았다고 전했다.
사실 아들과 최측근이 공천에서 배제된 뒤 ‘DJ의 침묵’에 대해 당 안팎에선 무언의 시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상열 의원의 낙천에 대해 민주당이 DJ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러나 호남에서 전방위적 무소속 돌풍이 일어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주당이 쇄신공천으로 여론을 등에 업어 무소속의 파괴력은 DJ의 수족인 두 사람 정도 수준이 될 것이란 분석이 여전히 앞선다.
박 전 실장도 당선될 경우 복당 의지를 밝힌 것도 무소속 연대를 표방할 경우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역의 비판정서를 의식한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호남은 공천쇄신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 DJ측 인사 2명만 예외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민주당 쇄신공천 갈등으로 호남민심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지역에 따라 상대적 거물급의 출마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전북에서는 지명도가 높은 이무영 전 경찰청장(전주 완산갑), 유성엽 전 정읍시장(정읍)등 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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