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태의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난 주 쓰촨(四川)성에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발포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또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 달라이 라마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조만간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통신은 22일 중국 국영 신화통신을 인용, 16일 쓰촨성 티베트인 밀집 지역인 아베에서 발생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발포, 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쓰촨성 티베트인 밀집지인 아베에서 경찰이 폭도들에게 '자위 차원'에서 발포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 영국 등 주요 서방국가들은 티베트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인도의 힌두스탄 타임스 등은 미국_인도 간 핵 협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 중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1일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은 망명 티베트인들을 만날 계획이지만 중국 측이 그의 방문을 반대하고 있어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펠로시의 다람살라 방문이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19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전화통화를 갖고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더 타임스는 원 총리가 브라운 총리에게 "티베트의 완전 독립을 요구하지 않고, 폭력을 거부한다는 조건을 지킨다면 달라이 라마와 기꺼이 회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 자리에서 5월 영국을 방문하는 달라이 라마와도 만날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폭력은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신께 양측이 대화와 인내를 선택하도록 기도한다"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AP통신은 달라이 라마가 20일 후 주석과 만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사태의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후 주석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티베트 사태는 여전히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은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의 라싸(拉薩)와, 동조시위가 있었던 쓰촨성 청두(成都), 간쑤(甘肅)성 마취(瑪曲) 등에 병력을 증원하고 시위자 검거를 계속하고 있으며 24명은 이미 체포됐다. BBC는 19일까지 라싸에서 시위자 170명이 자수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또 중국 당국이 서방 언론의 취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그런 가운데서도 라싸가 평온을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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