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00만명으로 추산되는 민간 희생자, 인구의 14%에 달하는 400만 명의 난민…
전쟁으로 후세인이 축출되는 등 긴박한 상황 속에서 막연하나마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었던 이라크에는 지금 불안과 절망이 가득하다.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의혹과 알 카에다 연계 혐의 등을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이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전쟁의 정당성을 잃자 그에 맞서 이라크 저항세력이 발흥하고 각 정파가 분열하면서 이라크는 혼돈의 땅으로 변했다. 수니파가 득세한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고 시아파가 집권하자, 수니파 저항세력이 미국의 점령으로 집권한 시아파를 공격했고 시아파 역시 보복에 나서면서 테러가 빈발하고 결국 비공식적 민간인 희생자가 100만명에 이르렀다.
내전은 국가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고 400만명의 난민을 낳았다. 이중 200만명이 시리아, 요르단 등 인근 국가에 흩어져 살지만 주변국은 늘어나는 이라크 난민을 감당하지 못해 유입을 막으려 부심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들 난민이 이라크 미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라크 치안이 개선됐다고 해서 지난해 12월 귀국했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껴 2주 만에 시리아로 돌아 왔다”는 시아파 청년 알리 지하드의 말을 인용했다. WSJ는 내전으로 인한 기간 시설 파괴, 경제 불안, 치안 불안 등으로 미군 점령 초기의 낙관론을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보호를 받으며 자치권을 누리는 쿠르드족이 새로운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다. 쿠르드족이 쿠르드 자치구에 매장된 원유 자원을 독점하려 하자 시아파 측이 쿠르드족 출신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석유를 둘러싸고 쿠르드족과 아랍족이 종족 갈등에 휘말릴 경우, 이라크 내전은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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