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한국으로 도주했던 재미교포 2세가 국내에서 영어학원 강사를 하며 도피생활을 하다 10년만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외사과는 미국에서 권총으로 전직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무장강도 살인)로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1급 살인범으로 수배된 재미교포 2세 남모(31)씨를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1996년 8월 16일 공범 3범과 함께 미 펜실베이니아주 한 주택에 물건을 훔치려고 침입했다가 이 집에 사는 전직 경찰관을 권총으로 살해하고 총기를 탈취한 혐의로 이듬해 1월 현지에서 체포됐다.
이후 남씨는 10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전자감시기 부착 및 가택 연금을 조건으로 석방됐으나 98년 3월 13일 한국으로 도피했다.
남씨는 99년 3월 4일 국내에서 붙잡혔으나 당시 한미 양국간에 범죄인인도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석방되자 다시 도주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같은 해 12월 20일 한미 범죄인인도협정이 체결됐으며, 경기경찰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2000년 4월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경찰은 국내 외국인 밀집 지역과 영어학원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한 끝에 18일 남씨가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기 광주의 한 단독주택에서 배출된 쓰레기에서 지문을 채취, 남씨의 신원을 확인하 후 검거했다.
남씨는 최근 두달째 광주시 퇴촌면 한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해왔다. 조사결과 남씨는 10년간 서울 경기ㆍ전라ㆍ경상도 등지의 영세 영어보습학원을 2∼3개월 간격으로 옮겨다니며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도피생활을 해왔다. 남씨는 법원의 인도 재판을 거쳐 미국에 신병을 인계할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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