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일본은행 총재의 임기가 끝나는 19일에도 후임 총재를 결정하지 못해 초유의 중앙은행 총재 공석 사태를 맞았다.
일본 참의원은 이 날 다나미 고지(田波耕治)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총재를 일본은행 총재로 임명하겠다는 정부의 임명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참의원의 다수당인 야당이 정부안에 반대하는 바람에 반대표(125표)가 찬성표(112표)보다 많았다. 야당인 민주당은 표결에 앞서 다나미 후보자가 국제금융에 밝지 못한데다 재무성 출신으로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어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후쿠이 총재의 임기가 끝나고 총재 공석 사태를 맞은 일본은행은 후임 총재가 선출될 때까지 지난 주 국회 동의를 거친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후임 부총재가 업무를 대행한다.
국회가 지난 주 무토 도로시(武藤敏郞) 총재안에 이어 다나미 총재안까지 부결시킴에 따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의 정국 운영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무토가 재무성 출신이라는 이유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는데도 또 다시 재무성 인사를 총재 후보자로 지명, 부결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 세계 2위 경제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자리를 비우는 상황을 맞게 돼 일본의 국제적 신뢰도 하락 등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오카무라 다다시(岡村正)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이에 대해 "정치권이 국제적 시각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일본은행의 총재 공석과 후쿠다 정부의 취약으로 시장혼란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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