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는 제가 갑니다. 올림픽 금메달도 당연히 제 몫이죠!”
2007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올림픽 파견 유도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왕기춘(20ㆍ용인대). 그는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 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7ㆍ한국마사회)를 판정승으로 제압했다. 베이징으로 가는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오른 주먹을 불끈 쥔 왕기춘은 평상심을 되찾으려고 노력했다. “오늘 이겼다고 흥분하면 안 됩니다. 최종 선발전에서도 이기려면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죠. 올림픽에 나가면 원희형 말고도 강한 선수가 많을 겁니다.” 그 흔한 소개팅 한 번 못했다던 왕기춘은 국가대표가 된 지 1년 만에 마음을 다스리는 법까지 깨달았다.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회장기 유도대회가 열린 18일 광양 실내체육관. 윤지섭(상무)을 제압한 왕기춘은 김원중(용인대)을 물리친 이원희와 남자 73㎏급 결승전에서 만났다. 왕기춘이 발목 잡아 메치기로 이원희를 공략하자 이원희는 빗당겨치기로 반격했다. 쉴새 없는 공방 끝에 득점 없이 경기 시간 5분을 소비했다.
연장전이 시작하기 전 왕기춘은 띠를 고쳐 매면서 생각했다. “원희형은 빗당겨치기를 워낙 잘해. 분명히 빗당겨치기로 공격할거야!” 왕기춘의 예상대로 이원희는 오른팔을 잡는 순간 빗당겨치기를 걸었다. 평소 같으면 짜릿한 한판이 나왔겠지만 왕기춘은 오히려 되치기를 시도했다. 이원희도 자세를 고쳐 되치기를 노렸지만 엉덩이가 바닥에 닿았다.
“효과!” 심판의 목소리에 왕기춘은 주먹을 불끈 쥐었고, 이원희는 입을 쩍 벌린 채 한숨을 내뱉었다. 왕기춘은 이날 우승으로 총점 48점이 돼 이원희(38점)를 10점차로 따돌렸다. 최종선발전(5월7,8일ㆍ수원) 점수는 1위가 30점, 2위와 3위는 각각 24점과 18점. 따라서 이원희가 1위를 차지하더라도 왕기춘이 3위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된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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