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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팀 위기 관리능력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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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제팀 위기 관리능력 걱정스럽다

입력
2008.03.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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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던 금융시장이 어제 모처럼 진정세로 돌아섰다. 수급 불균형에 투기요인까지 가세해 불과 1주일여 만에 1,03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ㆍ달러 환율은 정부의 직ㆍ간접적 개입으로 1,010원대로 내려왔다.

'베어스턴스의 파산 공포'로부터 금융시장을 지키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단호한 의지 덕분에 주가지수 1500선까지 위협 받던 국내 증시도 한숨 돌릴 여유를 갖게 됐다. 배럴 당 110달러를 넘어 고공행진하던 유가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사상 최대 낙폭으로 반전했다는 반가운 뉴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진정세가 며칠이나 갈지, 언제 어떤 악재가 어디서 또 터져나와 우리 시장을 휘저을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서브프라임 늪'에 빠진 뉴욕 월가는 정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으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지만, 또 다른 부실 덩어리가 어디서 나올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이미 가시화한 상황에서 이 과잉유동성은 달러약세를 초래하며 원자재 가격을 더욱 높일 우려가 크다. 환율 역시 외국 주식 투자자들의 배당금 송금이 몰리는 4월까지는 불안한 추세를 면할 길 없다.

대외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 경제로서는 정신을 바짝 차려도 어떤 물결에 휩쓸려갈지 모르는 처지다. 이명박 대통령이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고 그 위기는 이제 시작단계"라고 경각심을 촉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내각과 청와대의 경제팀은 몸만 바쁠 뿐, 위기관리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 비명이 들리는데도 "미국의 산불이 원인인 만큼 그 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양날의 칼'인 환율을 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 단기적 수급교란 요인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무모하고 어리석다. 물가 관리도 크게 봐서 이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손 놓고 있는 것과, 길을 보여주는 것은 다르다.

올해 경제운용목표 달성을 위해 주요 변수의 변동폭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그 선을 넘으면 어떤 수단을 취하겠다는 그림이 없어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는 얘기다. '액션 플랜'이 입에서 머리로 온몸으로 가는데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하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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