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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극 100주년 기념공연 개막작 '남사당의 하늘' 연출 손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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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극 100주년 기념공연 개막작 '남사당의 하늘' 연출 손진책

입력
2008.03.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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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극의 역사는 1908년 11월 15일 원각사에서 공연된 이인직의 신연극 <은세계> 에서 시작된다.

한국 연극 100년을 맞는 올해 한국연극협회는 ‘한국연극100주년기념사업단’을 구성, 각종 기념 공연과 <한국 연극 100년사> 출판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27일부터 새로운 100년을 알리는 개막 공연 <남사당의 하늘> (윤대성 작, 손진책 연출)을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유랑 예인 집단 남사당의 첫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의 일생을 그린 <남사당의 하늘> 은 1993년 초연돼 그 해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을 수상하고 서울연극제에서도 5개 부문을 휩쓴 작품으로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이듬해 중국 칭다오에서도 공연됐다.

<남사당의 하늘> 의 연출을 맡은 손진책 극단 미추 대표는 “한국 연극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 것에 연극인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 작품을 계기로 한국 연극의 중흥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나에게는 숙명 같은 작품으로 민속극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 일찌감치 남사당을 만났고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이 시대 예술인들의 존재 의식을 묻는 작품이기도 하다”고 했다.

초연 때 열연한 극단 미추 단원들은 10개월간 훈련해 남사당의 기예를 대부분의 직접 소화해 냈다. 이번 공연은 김성녀(바우덕이), 김종엽(김노인), 윤문식(곰뱅이쇠), 정태화(경화) 등 초연의 주요 배역 연기자들을 포함해 극단 미추의 배우 총 64명이 출연한다.

1억 8,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남사당의 하늘> 은 한국 연극 100년을 기념해 전석 관람료를 1만원으로 책정했다. 연극 중흥을 위한 씨 뿌리기라는 설명이다. 원각사의 후신인 정동극장이 10월초 공연할 <은세계> 의 연출도 맡은 손 대표는 “정동극장의 설립 취지는 연극 전용 극장이었다”면서 연극 부흥을 위한 연극인의 노력을 거듭 강조했다.

“정동극장은 원래 연극 전용 극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됐는데 이후 관광객 대상 공연이 추가되는 등 성격이 변질됐습니다. 연극 100주년이라는데 적어도 연극의 텃밭이 될 전용 극장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은세계> 공연을 계기로 연극 전용의 본래 설립취지와 원각사라는 이름까지 되찾았으면 합니다.” 그는 “연극할 곳이 많아 보이지만 연극만 하는 곳은 사실상 소극장 이외에는 없다”면서 “정말 좋은 작품을 골라 확실하게 사후 지원하는 쪽으로 정부 지원책도 바뀌어야 연극이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대표는 <은세계> 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남아있는 것은 소설 뿐인데 소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인직이라는 인물이 재미있으니까 <은세계> 가 극중극으로 삽입되는 ‘이인직 전’처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남사당의 하늘> 공연에 대해 손 대표는 “한국 연극의 100년이 무너졌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후세에게 새로운 100년을 안겨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남사당의 하늘> 은 다음달 6일까지 공연된다. 공연 문의 (02)744-0300

김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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