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전투에 나서는 심정이랄까. 김연아(18ㆍ군포수리고)가 “마지막이다”라는 각오를 미니홈피에 밝혔다.
그랑프리 3차(중국), 5차(러시아)대회에 이어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까지. 김연아는 2007~08시즌에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제 남은 건 세계선수권대회 뿐. 명실상부한 ‘피겨 여왕’이 되고자 하는 김연아의 다짐을 엿볼 수 있다.
김연아는 최근 극도의 긴장감에 시달려왔다. 스웨덴으로 떠나기 하루 전인 14일까지 미니홈피에 적은 심정은 “skehahfmrpEkb”이었다. 영어 자판을 한글 자판으로 바꾸면 ‘나도모르게따ㅠ’. 자신의 속내를 알리고 싶은 동시에 감추고 싶었을 듯. 마음을 고쳐먹은 김연아는 16일 새벽(한국시간) 세계선수권(17~23일)이 열리는 스웨덴 예테보리에 도착했다.
■ 피겨 여왕 후보 3인방?
김연아는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 지난해 세계선수권자인 안도 미키(21ㆍ일본)와 함께 피겨 여왕 자리를 다툰다. 점프가 정확하기로 유명한 김연아는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번 시즌 최고 점수(197.20점)를 기록하기도. 그러나 아사다와 안도는 이번 시즌부터 강화된 채점 규정에 발목이 잡힌 탓에 예상보다 부진했다.
스케이트 날 각도가 틀렸다는 이유로 감점을 받던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가 잦았다. 최근에는 러시아 코치와 결별했다. 하지만 최근 채점 기준에 맞도록 연습해온 터라 김연아와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최근 쿼드러플 점프(공중 4회전)를 연습한 안도도 차츰 바뀐 규정에 적응하고 있다.
■ 금요일 새벽 6시 대관식?
김연아 등은 19일 저녁부터 20일 새벽까지 벌어지는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쇼트프로그램은 2분 50초 내에 8가지 기술을 연기해야 하는 규정종목. 실수에 따라 순위가 갈리기 마련이다. 그래선지 김연아는 “실수 없이 깨끗하게 연기를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독 실수가 많았던 아사다와 마오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거리다.
결승전인 프리스케이팅이 끝나는 시각은 21일 새벽 6시20분께. 사실상 피겨 여왕 대관식이 열릴 때다. 김연아를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셔(캐나다) 코치는 “스웨덴으로 떠나기 전 김연아가 보여준 연기는 환상적이었다”면서 “김연아가 강력한 우승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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