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시작된 중국 시짱(西藏) 자치구에서의 티베트인 독립 요구 시위를 중국 정부가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은 16일 ‘자유티베트운동’ 등 반정부 단체와 목격자 등을 인용, “시위대가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상황에서 무장 경찰이 발포, 최소 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시위 대응과정에서 발포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지금까지 민간인 10명이 불에 타 숨지고 공안과 무장 경찰 1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티베트 망명 정부는 “민간인 80명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해 희생자 규모를 놓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또 “중국 정부의 이번 시위 진압은 ‘테러에 의한 지배’이자 ‘문화적 학살’”이라며 “책임 있는 국제기구가 중국의 티베트 사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9면
AF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티베트로 통하는 도로를 봉쇄한 뒤 주도인 라싸(拉薩)에 탱크 등으로 중무장한 중국 군경을 투입해 가택 수색을 하며 시위자 검거에 나서고 있다. 라싸는 일반인의 외출이 금지돼 사실상 계엄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티베트 자치구의 불교 사원은 바리케이트로 봉쇄됐다.
중국 정부는 시위가 시작된 14일 티베트의 질서 회복을 위한 ‘인민 전쟁’을 선언하고 시위 진압에 강경 대응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위대에 대해 17일 자정까지 자진 투항하라는 최후 통첩을 발표했다.
티베트 자치구에서의 시위는 중국 당국의 강력한 진압으로 일단 수그러드는 양상이다. 그러나 간쑤성(甘肅省), 샤허(夏河) 등 티베트 인근 지역으로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번져가고 있다.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와 인도 뉴델리, 호주 시드니 등 외국에서도 망명 티베트인들을 중심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자제력 있게 행동하고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은 이날 "티베트 라싸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 및 상점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치안이 매우 불안하다”며 티베트에 대한 여행 자제령을 발령했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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