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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격전지 당당한 승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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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격전지 당당한 승부를 기대한다

입력
2008.03.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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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서울 동작을 출마를 선언했다. 5선 의원인 그가 정치 텃밭인 울산을 떠나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겨루게 됨으로써 4ㆍ9 총선 전략요충지인 서울의 표밭이 한결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의 서울 출마는 손학규 대표와 정 전 장관이 종로와 동작을 출마를 선언, 총선 분위기에 변화를 시도하고 나선 민주당의 전략을 차단하려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권유를 받아들인 결과다.

출마 선언에서 '또 다른 시작'을 언급하며 "정치 인생을 새로 쓰겠다"고 밝혔듯, 정치적 기득권을 포기하는 데 적잖은 고민과 각오가 필요했을 법하다.

차기 대권이나 당권을 노리는 여야의 주요 정치인들이 '안정 당선'과는 거리가 먼 위험지역에 몸을 던지는 모험에 나선 가운데 자신만 정치온실에 남아 있을 수 없다는 강박관념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의 서울 출마로 서울 격전지의 대결은 단순히 특정인의 국회의원 당락이 아니라 한국 정치의 가까운 미래를 가늠할 중대한 실험대로 떠올랐다. 이기면 정치생명을 이어가겠지만, 지면 정치생명이 거의 끝장나는 모험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정 의원과 정 전 장관은 물론, 종로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박진 한나라당 의원, 은평을의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이 모두 그런 예다.

저마다 정치적 명분과 목적은 다르겠지만, 예외 없이 피를 말리게 될 득표경쟁이 가혹하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대신 주요 정치인들이 우회로가 없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모처럼 정면 승부를 한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수 있다. 선거의 진정한 주인인 유권자의 흥미를 돋운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다만 개인의 정치생명이 걸린 데다 정당의 총선 판세에 미칠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서 자칫 선거전이 과열로 치달을 가능성이 우려되기는 한다.

총선을 통해 차기 지도자 감으로 인정 받겠다면,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승리해야만 의미가 있다. 최소한 지난해 대선 때와 같은 네거티브 공세 일변도의 선거전이 재연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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