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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대중교통 요금을 현재의 30%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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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대중교통 요금을 현재의 30%로

입력
2008.03.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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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이 비싸다고 아우성치고 교통체증 때문에 이동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투덜대면서도 정작 본인은 걷기를 싫어하고, 대중교통을 개 고막 보듯 하며, 이동할 때마다 자가용을 끌고 다니니 모순도 이만한 모순이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서울은 어떠한지 모르지만 내가 사는 전주를 비롯한 중소도시에서는 나홀로 자가용이 적지 않다. 빈 택시가 너무 많고 시내버스도 등ㆍ하교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텅 빈 채 운행된다.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또한 예외가 아닌 것이 오늘 우리의 현실이다.

고유가 시대임에도, 기름 한 방을 나지 않는 나라임에도, 지구 환경을 걱정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상황임에도 도로마다 자동차가 넘쳐나고 거리에 나홀로 자가용이 많다는 것은 분명 이상하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편안함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의식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런 국민 의식 형성에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인성교육이나 환경교육은 무시하고 대학 입시를 교육의 지상 목표로 생각하는 나를 포함한 교육종사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근래 몇 번 시내버스를 타고 출ㆍ퇴근을 하면서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시내버스 1회 승차요금이 1,000원이니 하루 출ㆍ퇴근 비용은 보통 2,000원이다. 집과 직장인 학교와의 거리가 멀지 않은 나의 입장에서는 기름값으로만 치면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에 큰 차이가 없었다.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외버스 요금도 고속버스 요금도 승용차의 기름값 못지않게 가정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인간이 지닌 보통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에도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아이들은 점수에 민감하다. 점수가 주어지면 행동하고 주어지지 않으면 행동하길 꺼려한다. 그래서 교육 상 필요함에도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에는 수행평가라는 이름을 붙인다.

몇 년 전 부모님에게 세족식을 하라고 했는데, 나중에 조사해 보았더니 했다는 아이들이 몇 명 없었다. 수행평가에 반영하겠으니 세족식을 한 후 감상문을 제출하라고 하자 거의 모든 아이들이 성실하게 해 주었다. 상벌을 확실하게 하여야 행동하는 것이 인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나는 지금 인간의 마음을 알고 정책을 수립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중교통 요금을 내리면 어떨까? 그것도 아주 많이. 시내버스 1,000원을 300원으로, 고속버스요금 1만 6,000원을 5,000원으로 말이다. 버스 회사 운영은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냐고 곧바로 반문이 나올 터인데, 그 적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세금으로 보전해 주면 되지 않을까? 완전한 버스공영제로 가자는 이야기이다.

중요한 것은 국가적 에너지 소비 억제이고 지구 환경보전이니까. 국가가 할 일은 많지만 당장 해야 할 중요하고도 급한 일은 자가용 운행을 억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시켜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일이니까.

인간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이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일지는 몰라도 대중교통요금 인하는 대중교통 이용자 급증으로 이어질 것이고, 대중교통 증가와 자가용 이용자 급감으로 연결되고, 에너지 절감, 교통 흐름 완화, 대중교통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임이 분명하다. 거리에 자가용이 줄어들어 차량 소통이 원활하고 에너지 소비가 급감했다는 뉴스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권승호 전주영생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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