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기록이 달라져 있다. 아니, 아예 가격 단위가 하나씩 바뀌었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돌파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네자리수에 올라섰다. 국제 금 가격도 온스 당 1,000달러를 넘어섰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00원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수치로 확인되는 지금 위기의 현주소다. 서민들의 가슴은 턱 턱 막혀 온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 폭등하는데
달러는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니다. 미국 경제 위기와 함께 달러의 위상도 연일 추락하고 있다. 1유로에 조금 더 얹어줘야 1달러로 바꿀 수 있었던 게 불과 수년 전. 이제는 1.5달러를 줘도 1유로를 살 수 없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도 연일 폭등세다. 연말 달러 당 112엔을 넘던 엔ㆍ달러 환율은 13일(현지시간) 장중 10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원화는 '나홀로 약세' 끝이 없고
원화의 ‘나홀로 약세’에 끝이 없다.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행진이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4.90원 급등하며 997.30원을 기록했다. 이날 은행 창구에서는 1,014원 이상을 줘야 1달러를 살 수 있었다. 100엔을 구입하는 데도 1,012원 가량을 내야 했다.
돌반지값은 14만원 넘나들어
국제 금값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 자금이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장 중 온스당 1,000달러를 넘었던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14일에도 3시30분 현재 998.20달러까지 치솟으며 1,000달러 돌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금은방에서 아기 돌반지(3.75g) 가격은 14만원을 넘나든다.
국제유가는 110弗마저 '훌쩍'
이쯤 되면 유가 급등세도 공급 요인보다 투기 요인이 훨씬 커 보인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종가 기준으로도 110달러를 돌파했다. 이젠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차례다. 13일 종가는 99.03달러. 100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는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
서민들 유류세 인하 체감 못해
유류세 10% 인하는 ‘언 발의 오줌누기’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이 리터당 40~50원 정도의 세금 인하를 체감할 사이 없이, 유가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이다.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K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859원. 40리터를 주유하자면 7만5,000원 가량이 필요하다. 고급 휘발유 가격은 이미 2,000원을 돌파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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