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및 인도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인기를 끌었던 브릭스(BRICs) 펀드 등 관련지역을 대상으로 한 해외투자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활황을 구가하던 중국증시는 올해 들어 연일 급락, 8개월 만에 4,000선이 붕괴됐다. 13일 한때 3900대 바닥까지 내려갔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3시(현지시각) 현재 전일 대비 2.43% 하락한 3,971.26을 기록했다. 4,0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해 7월19일 3,912.94를 기록한 후 처음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중국증시의 거품이 아직 덜 빠졌다는 관측이 우세해 추가하락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미국의 경기 침체 이후 믿을 만한 투자처로 떠오른 중국증시가 작년 10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것을 두고, 미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과거 기술주의 버블로 인한 미 나스닥 증시의 급락보다 정도가 더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중국증시의 침체는 무엇 때문일까? 호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 5개월간 신규발행을 불허해왔던 주식형 펀드 신규발행 허가, 거래세 인하, 차스닥 시장 및 주가지수선물시장 개설 등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공공요금 인상과 금리인상 전망 등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고, 국유기업을 민영화하면서 대규모 비유통주들이 증시에 쏟아진 것이 공급과잉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로 공급되는 비유통주 규모는 2월 49.5조원, 3월 54.1조원, 8월 57.7조원, 12월 51.4조원에 달한다.
인도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지난 1월10일 21,206.77포인트로 정점에 올랐던 인도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서 13일 현재 15,603.20포인트(26% 하락)로 내려앉았다. 12일 발표된 인도의 1월 산업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를 잡기 위해 인도중앙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만일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최근 3년간 9%대를 유지해온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7%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기존 브릭스펀드의 중국, 인도 투자비중을 낮추거나 아예 러시아와 브라질에만 투자하는 소위 ‘러브펀드’ 또는 ‘브러시아펀드’ 등을 출시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펀드평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브릭스 시장 1위인 ‘슈로더브릭스펀드’의 경우 1월 기준으로 브라질 투자비중이 30%를 기록해, 중국 투자비중인 22%를 넘어섰다. 중화권 투자가 50% 내외에 이르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신한BNP파리바봉주르브릭스플러스펀드’ 역시 남미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이 펀드의 중국 투자비중은 29%, 인도 투자비중은 23%인 반면,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가 21%,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이 27%의 투자비중을 차지해 4개 권역의 비중이 비슷하다. 보통 국내 운용사의 브릭스 펀드가 실제 투자비율로 보면 차이나ㆍ인도 펀드나 다름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아예 중국, 인도를 뺀 러브펀드는 수익률 면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이치DWS프리미어브러시아clsA’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39%로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해외주식펀드들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 펀드의 국가별 투자비중은 브라질 50.4%, 러시아 48.6% 정도다. 그밖에 ‘SH더드림러브주식자1(A클래스)’, ‘NH-CA러-브주식ClassA1’ 역시 1개월 수익률이 각각 -0.25%, -0.55%를 기록하며 최근 글로벌 증시의 부침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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