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11월 대선 본선에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 지를 놓고 치열한 ‘논리 싸움’을 벌이고 있다.
본선 경쟁력 여부는 6주 후 실시될 펜실베이니아 예비선거 등 남은 9개 지역 경선에 직ㆍ간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종 승자 결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대의원 지지확보에도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두 주자 모두 한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의원측이 내세우는 논리는 힐러리 의원보다 훨씬 많은 주에서 승리를 거뒀고 그 중에는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고전했던 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즉 오바마 의원의 바람몰이로 공화당 우세지역을 잠식하는 효과를 통해 대선 본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 의원측은 구체적으로 미주리, 버지니아, 콜로라도, 캔자스주 등을 민주당 승리 지역으로 새로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맞서 힐러리 의원측은 유권자 및 대통령 선거인단 수가 많은 ‘대형주’에서 오바마 의원을 압도한 것이 본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음을 강조한다. 힐러리 의원측은 경선에서 승리한 주의 수가 적다는 지적에 대해 “오바마 의원이 많은 주에서 승리했다고는 하지만 거기에는 공화당이 본선에서 확실히 이길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이 많기 때문에 오바마 의원의 대선 경쟁력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대형주에서의 경선 승리가 백악관 입성에 기여할 것이냐를 놓고 가장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오바마 의원측은 “대형주 중에는 민주당이 원래 이길 수 있는 지역이 많다”며 힐러리 의원측 주장에 재반격을 시도하고 있다.
두 주자의 지지 세력들이 확연히 구분되는 점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오바마 의원측은 젊은층과 무당파 뿐만 아니라 일부 공화당원들이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이 같은 추가적 지지자들이 결국 본선 승리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힐러리 의원측은 “공화당원들은 결국 공화당 지지로 돌아갈 것이고, 공화당 대선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무당파들에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본선에서 확실하게 의지할 수 있는 힘은 힐러리 의원이 압도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여성,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 생산직 근로자들의 지지”라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 의원측에선 공공연하지는 않지만 “힐러리 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민주당 텃밭인 흑인들은 본선 투표장에 나오지 않아 대선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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