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은 재계로 넘어갔다.”(청와대 A비서관)
재계가 13일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를 앞두고 목하 고심중이다. 10일 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감세와 출총제 폐지, 지주회사 설립 완화 등 과감한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은 것에 화답할 재계의 ‘첫 선물 보따리’를 놓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각 그룹이 장고에 들어간 것.
재계는 이번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정부의 ‘친 기업적(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책에 버금가는 ‘친 정부적(가버먼트 프랜들리)’ 선물로 투자와 고용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전경련이 주도가 돼 그룹별로 물밑 사전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 총수에게 전화를 거는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 취임한 정병철 상근 부회장이 총대를 매고 사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경련으로서도 선뜻 선물을 준비하기 녹록지 않은 입장이다. 우선 악화되고 있는 대내외 경제상황으로 잔뜩 움츠려 있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와 원자재 급등 등 대외적 경제 악재로 기업들이 연초에 발표한 내용 외에 당장 추가적으로 투자 및 고용 확대 계획을 내놓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평소 같으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삼성이 특검 여파로 사실상 올스톱 된 상태라 더더욱 그러하다.
이번 회장단 회의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불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관심은 ‘재계의 맏형’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 회장과 LG, SK에 쏠리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7조원)보다 60% 가까이 늘어난 11조원으로 확대하기로 이미 발표했다. LG와 SK 등도 이미 지난해말 투자 확대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올해 국내외 경영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투자를 이보다 더 확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용확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직접 고용보다는 투자 확대에 따른 협력ㆍ납품업체 등 간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를 높이는 방안 등이 재계의‘첫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기업들이 최근 경영환경의 어려움으로 운신의 폭이 크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정부의 ‘경제 살리기’ 노력에 재계도 적극 동참한다는 의지를 보일 ‘깜짝 발표’가 있을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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