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이르면 12일 호남 현역의원 중 30%에 이르는 물갈이 대상을 확정 지을 예정인 가운데 공천기준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또 비리전력자 공천배제 기준에 걸려 탈락이 예고된 인사들에 대해 당 안팎의 탄원이 줄을 잇는 등 개혁공천 드라이브의 후폭풍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는 11일 오후 당산동 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1차 공천심사 결과를 점수로 계량화한 뒤 최종 평가작업을 진행했다.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오후 브리핑에서 "교체 대상인 30%의 현역의원을 정하고, 발표시기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역의원은 2차 압축 때부터 탈락한다"고 말했다.
공심위는 12일 중 2차 압축작업을 끝낸 뒤 1, 2위 후보 간 점수 편차가 큰 지역의 후보자 명단을 확정해 당 최고위원회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심위는 또 호남권을 제외한 복수(2∼3인) 후보 지역 59곳과 4인 이상의 경합 지역 14곳 등 총 73곳 가운데 1, 2위 간 격차가 큰 지역의 공천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먼 당 안팎에선 10일 확정한 1차 공천 내정자들의 면면을 두고 정체성 논란이 한창이다. 대선 패배 후 당의 진로를 놓고 내홍을 겪을 당시 공공연히 탈당 의사를 밝혔던 의원들은 물론, 당의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 입장과 달리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도 공천됐다는 점에서다.
뇌물 혐의로 2심에서 징역이 선고된 배기선 의원이 포함된 것도 논란거리다. 박재승 위원장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어서) 무죄추정 원칙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구 민주당 계열에선 단수지역 확정 현역의원 38명 전원은 물론, 나머지도 대부분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 출신이어서 쇄신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출신 인사는 "국정실패의 책임을 져야 할 친노 인사 등 과거 여당 세력을 솎아내지 못하는 건 합당 정신에 맞지 않다"며 "박재승 위원장이 재야그룹의 모인사에게서 코치를 받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 구 민주당 계열 수도권 원외위원장들이 중앙당을 항의방문하는 계획도 세웠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근태 의원과 정대철 전 의원 등은 10일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공심위에 제출했고, 인천시당 소속 송영길 의원 등 8명은 이날 이호웅 전 의원 구제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김민석 전 의원은 공개질의서를 박 위원장에게 전달하면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무현 정권 심판으로 붕괴한 구여권 회생을 위한 공천혁명의 명분 축적에 엉뚱한 제물이 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설훈 전 의원은 당사에서 벌써 7일째 단식농성 중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