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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도 못 들어오는 1400억짜리 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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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도 못 들어오는 1400억짜리 항구

입력
2008.03.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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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1,400억원을 들여 만든 항구에 정기여객선이 들어오지 못한다니 말이 됩니까.”

10월 개항을 앞둔 경북 울릉군 사동 신항만이 여객선 진ㆍ출입하기가 어려운 항구로 드러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당국이 사업계획 당시 지형과 기후 등 문제점을 예측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포항해양수산청은 최근 1단계 공사 완공을 앞두고 사동 신항만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불 경우 포항~울릉 정기여객선인 썬플라워호(2,394톤)등 2,000톤급 이상 대형여객선 입출항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썬플라워호는 길이 80m 폭 20m에 워터제트 방식으로 추진력을 얻는데 속도를 줄여 항내로 진입할 때 초속 10m 이상의 북풍이 불면 진입로 폭이 96m에 불과해 남쪽 방파제와 충돌할 위험이 높다. 또 북방파제와 나란히 진입해 직각으로 꺾인 선착장 접안도 여의치 않다. 또 스크류 방식의 화물선(길이 80m 이상)도 진입은 할 수 있지만 항만 면적이 좁아 자력으로 회전을 할 수 없어 예인선에 의존해야 한다.

당초 포항해양수산청은 사동 신항만이 개항하면 현재 연간 70일 내외에 이르는 포항-울릉간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의 결항일을 4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2010년 1단계 준공에 앞서 10월께 임시개항을 추진했었다.

주민들은 “섬지역 특성상 초속 10m의 바람은 좋은 날씨에 속하는데, 이 정도의 날씨에도 여객선이 들어오지 못하면 있으나 마나”라고 지적했다. 울릉군 한 관계자는 “사업계획 당시 울릉도의 지형과 기후, 취항 선박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항해양수산청은 기본계획을 수립하던 1993년만 해도 울릉도의 설계파고(50년 빈도로 올 수 있는 최고의 파도높이)가 평균 7m였지만 최근에는 10m 이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2010년까지 시설을 보강할 것임을 밝혔다.

포항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남방파제 가운데 650m 구간은 1~2m 더 높이는 등 대책을 세울 계획이지만 다른 선박이 많으면 정상적인 입출항이 어렵다”며 “2단계 확장사업을 통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포항=이정훈 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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