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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의 이정열 딸 지민은 '굿바이 걸' 출연 뮤지컬 흥행 부녀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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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의 이정열 딸 지민은 '굿바이 걸' 출연 뮤지컬 흥행 부녀 맞대결

입력
2008.03.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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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공연이 늘면서 아역 배우의 수요가 커진 요즘, 그 어떤 톱스타도 이지민(12)양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못 된다. 2년 연속 <애니> 의 타이틀 롤을 맡은 데 이어 최근 인기 리에 막을 내린 <헤어스프레이> 에서도 ‘리틀 이네즈’로 맹활약한 ‘흥행 배우’ 이지민은 28일부터 6월 15일까지 뮤지컬 <굿바이 걸> 로 백암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엔 주인공 폴라(하희라)의 딸 루시 역이다. 뮤지컬 배우 이정열(39)의 딸로 <노트르담 드 파리> 앙코르 공연(15일~4월 19일 성남아트센터)에 출연하는 아버지와 내친 김에 ‘흥행 맞대결’을 벌일 참이다.

부녀대결을 앞두고 흥행예감을 묻는 질문에 “<굿바이 걸> 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철부지 딸의 이야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 <노트르담 드 파리> 가 잘돼야 한다”는 아빠의 대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하지만 의아심도 잠시 뿐, 아빠의 답은 이내 딸 자랑으로 이어졌다. “이참에 배우 생활 접고 지민이 매니저로 나서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 이제 제가 급하게 된 거죠, 하하.”

이정열의 말이 괜한 너스레가 아닌 것이 지민이는 <헤어스프레이> 에 교체 배우로 오디션 없이 즉각 투입된 데 이어 <굿바이 걸> 도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캐스팅됐다. “ <헤어스프레이> 의 경우 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에서 전화가 걸려 와 제 캐스팅 건인가 했더니 아역 배우가 다쳤다면서 지민이를 찾더군요. 급박하게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는 일은 성인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일인데 잘 해내서 정말 자랑스러웠죠.”(이정열)

<굿바이 걸> 이후 애니메이션 더빙 스케줄이 잡혀 있는 지민이는 뮤지컬 배우가 평생의 꿈이다. “ <굿바이 걸> 은 모든 면에서 색다른 작품이어서 기대가 많이 돼요. 그 동안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연기를 더 많이 하거든요. 저는 앞으로 최고가 되기보다 노력하는 배우가 될 거에요.” 어른스러운 딸의 말투에 아빠는 “그건 내가 해야 하는 말 아니냐”며 껄껄 웃었다.

아빠 손을 잡고 출연한 <금강> (2004)에 이어 <사운드 오브 뮤직> (2005)으로 본격 무대에 데뷔한 지민이가 뮤지컬에 관심을 가진 것을 두고 이정열은 “모태신앙 같은 것”이라고 했다. “제가 뮤지컬 데뷔를 앞두고 연습에 한창일 때 아내가 지민이를 가졌어요. 그래서인지 태어난 지 100일 된 지민이를 공연장에 데려가도 전혀 울지 않았죠. 결국 초등학교 3학년 때 출전한 동요대회에서 ‘아빠처럼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1등 소감을 밝히더군요. 올게 온 겁니다.”(이정열) “원래는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아빠가 출연한 뮤지컬 <대륙의 여인 수천> (2003)을 보고 마음을 바꿨어요. 커튼콜 때 광개토대왕비에서 올라오는 아빠가 멋있어서요.”(이지민)

지난해부터 <노트르담 드 파리> 에 클로팽으로 출연 중인 이정열은 뮤지컬 배우로서 그 어느 때보다 큰 자긍심을 느낀다. 집시들의 우두머리로 보이기 위해 일부러 살도 찌우고 수개월에 걸쳐 수염도 길렀다는 이정열의 공들인 연기를 가장 잘 알아보는 사람은 역시 최고의 팬이자 평론가인 딸이다. “아빠는 정말 클로팽 같아요. 진짜 부랑자요.(웃음) 아빠 목소리가 쉰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빠가 왜 그런 목소리를 내는지 알면 진짜 클로팽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멋있다”는 딸과 “그저 딸이 재미있게 무대에서 잘 놀았으면 좋겠다”는 아빠. 서로에게 애틋한 부녀가 함께 무대에 서는 모습은 언제쯤 보게 될까. “그렇지 않아도 정성화씨 얼터너티브(대역 배우)로라도 <굿바이 걸> 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안 시켜주시대요. 어떤 스케줄을 빼서라도 조만간 꼭 한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이정열)

“성화 아저씨가 맡은 엘리엇이 루시의 친아빠가 아니니까 제가 아빠한테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전 무대에서도 꼭 아빠 딸 할 거거든요.(이지민) “무대에서는 남남처럼 서는 게 재미있다”는 아빠의 말에 지민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서로 칭찬만 주고받던 부녀의 의견이 처음으로 엇갈린 순간이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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