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선거 통념들이 실제 경선 과정에서 속속 뒤집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대표적 사례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선거운동에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라는 통념. 클린턴 전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TV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독설을 퍼붓는 등 궤도를 벗어난 행동을 하다가 결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내주고 말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후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힐러리 의원이 4일 ‘미니슈퍼화요일’ 승리 연설을 할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정치자금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속설도 이번 경선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정치자금 모금 실적이 저조해 경선포기의 위기로 몰렸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를 극복하고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반대로 정치자금이 몰리는 오바마 의원은 텍사스와 오하이오주에서 TV 광고에만 1,530만 달러를 쏟아 부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초선인 오바마 의원이 정치 경륜 부족으로 외부 공격에 취약한 ‘유리턱’을 가졌을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오바마 의원은 적의 ‘펀치’가 빗나가게 하는데 솜씨를 보이고 있고 오히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워싱턴의 ‘구태 정치’로 몰아붙이면서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다만 최근 언론의 검증작업이 본격화하면서 그의 취약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경선이 장기화하면 유권자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현실로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오바마 의원과 힐러리 의원이 대결하는 민주당 경선의 경우, 유권자들이 매 경선 기록적 투표율을 보이고 경선 관련 토론회나 토크쇼에 대한 시청률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등 오히려 과열과 후유증을 우려할 정도다. 힐러리 의원은 TV쇼에 출연, 유머감각이 부족하다는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으며 젊은 층은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통념은 오바마 의원의 바람몰이에 의해 깨져나가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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