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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갑 아파트로 다시 돌아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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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갑 아파트로 다시 돌아갓?

입력
2008.03.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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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간 신규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은 청약자들은 종종 건설업계가 내놓은 파격적인 평면에 신선한 충격을 받곤 했다.

건설업계가 사각 일변도 평면에서 탈피해 기발하고 독특한 평면을 경쟁적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과 생활 편익이 크게 높아진 건 물론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분양한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에서 삼각형과 배 옆 모습을 연상케 하는 평면을 내놓았고, 인근의 두산건설은 '위브더제니스'에 타원형, U자, 잠수함 등의 모양을 한 평면을 개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라운드형 거실'을 비롯해 아예 V자형 평면을 도입한 아파트를 공개해 업계에 반향을 일으켰다. 1998년 분양가 자율화로 시작된 신평면 경쟁이 최근 절정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아파트의 진화는 올해를 정점으로 끝이 나고 과거 '사각 평면의 아파트'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업체들이 파격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평면 파괴는 비용 증가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데 분양가 상한제로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평면을 조정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현대산업개발의 상품개발 담당자는 "해운대 아이파크의 경우 1,631가구에 199개의 평면을 설계해 비용이 약 20% 이상 증가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돼 표준건축비에 따라 지을 경우 다양하면서도 파격적인 평면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건물 외관도 과거 '성냥갑 아파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실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내는 건물은 사각형의 평면을 한 성냥갑 건물"이라며 "분양가 상한제로 싼 값에 아파트를 공급 받고 싶어하는 수요자들의 니즈(needs)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굳이 모험적인 디자인을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건물 디자인을 강조하며 '성냥갑 아파트 퇴출'을 공언하고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공염불이 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건물 외관 디자인에 집착한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인테리어 마감제의 질 하락 등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박준호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디자인이 우수한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용적률과 건축비등 대한 인센티브 부여해 주택 품질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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