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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피터 샌즈 회장/ "아시아·아프리카·중동에 집중 서브프라임 위기서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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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탠다드차타드은행 피터 샌즈 회장/ "아시아·아프리카·중동에 집중 서브프라임 위기서 최대 실적"

입력
2008.03.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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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지만 자만하지 않겠습니다. 변화의 시대를 맞아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먼저 준비할 것입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SC제일은행의 모그룹인 영국의 스탠다스차타드은행(SCB)은 요즘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금융회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미국계 금융사는 물론이고 HSBC, UBS 같은 영국ㆍ유럽계 회사들도 연일 천문학적 손실을 고백하고 있지만 SCB는 지난달 말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SCB의 지난해 총수입은 111억달러로 전년보다 28% 늘었고, 세전이익(40억4,000만달러)도 27% 뛰어 사상 처음 40억달러를 넘겼다. 주가도 지난 1년간 13%나 올랐다. 이쯤되면 한번쯤 우쭐할 법도 하지만 '선장'은 여전히 몸을 낮추고 있다. 지난 주 한국을 찾은 SCB 피터 샌즈 회장을 7일 만나 글로벌 금융위기 진단과 한국 투자계획 등을 들어봤다.

그는 현재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최소한 몇 개월 이상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사람들이 서브프라임의 파장을 과소평가했다. 서브프라임이 신용시장과 신용재평가(pricing)에 대한 우려를 낳는 자극 요인이 된 것 같다. 역사적으로 금융위기 해소는 6~9개월 걸리는 게 일반적이지만 금융위기마다 성격이 달라 단정하긴 어렵다.

서브프라임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금융시장에서의 여러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그는 하지만 "이번 사태가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위기를 불러왔던 리스크 평가 시스템이 재조정되면 오히려 금융시장을 재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CB가 불안한 금융환경에서 유독 호실적은 낸 것은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에 발을 담그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대신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시장 등에 집중한 결과다.

샌즈 회장은 "아시아, 중동 지역은 지난해 내수 경제 규모가 확장되면서 그들 간의 거래도 증가된 한편, 미국 및 유럽지역으로 수출에는 덜 의존해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한 경제침체의 영향을 덜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SCB의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자생적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 및 인도 같은 거대 잠재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 기회도 잘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SC제일은행은 현재 그룹 전체내에서의 비중이 21%에 달할 정도로 중요한 회사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2004년 출범 후 그다지 눈에 띄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2005년, 2006년, 2007년(9월말 현재) 자산규모는 각각 57조4,000억원, 56조8,000억원, 61조9,000억원으로 거의 제자리 걸음이고, 당기순이익도 653억원, 1,545억원, 2,473억원으로 늘고는 있지만 국내 경쟁은행에 비해서는 거의 꼴찌 수준이다.

샌즈 회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인도, 중국, 나이지리아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지만 한국에서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한국 영업이 곧 본궤도에 오를 것(will get Korea business back on track)"이라고 자신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가 회계상 문제 등으로 내부적으로 판단하는 수치보다 안 좋게 나왔다.

그러나 SC제일은행은 탄탄한 리더십을 재정비(지난해 CEO 교체)했고 어떤 것을 먼저 해야할 지 명확한 우선순위를 정했다. SC제일은행은 그룹의 지속적 성장에 발판이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최근 증권사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필요하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의향을 내비친 것도 이 '우선순위'와 무관치 않다.

그는 "지난해 그룹 차원의 인수합병 6건 가운데 한국에서만 2건(에이브레인, 예아름저축은행)이 이뤄진 것만 봐도 SCB의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강조했다.

◆피터 샌즈 회장은

영국 옥스퍼드대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에서 공공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정부와 영연방 담당 정부기관을 거쳐 1988년부터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활동했다. 2002년 5월부터 SCB 재무담당 집행이사를 역임했으며, 2006년 11월 그룹 CEO에 취임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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