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9총선의 수도권 여야 격전지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안정론 대 견제론’의 총선 구도를 뛰어 넘어 거물급 정치인 간 대결, 여야의 맞수 대결 등 격전의 테마도 다양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맞붙는 은평 을은 한반도 대운하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대운하 전도사다. 반면 환경친화적 최고경영자(CEO)인 동시에 환경운동가인 문 대표는 2일 “한반도에 대재앙을 가져올 대운하를 저지하기 위한 대장정을 시작한다”고 은평 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불과 56세의 나이에 5선 경력을 갖춘 프로 정치인 자유선진당 강삼재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으로 양천 갑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곳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도 나갔던 재선의 원희룡 의원이 지키는 지역구다. 강 최고위원은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선진당의 수도권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20년 간 텃밭이었던 경남 마산을 버리고 배수의 진을 쳤다. 두 사람은 16대 국회 때 한나라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지만 이제 ‘보수 대 보수’의 전쟁터에서 만난다.
3선 의원인 통합민주당 김근태 의원과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가 격돌할 것으로 보이는 도봉 갑은 정통민주 세력 대 뉴라이트 간 대결 구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참여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과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민주화의 대부 김 의원의 관록이 통할지, 아니면 좌파논리에 맞서 신보수의 이념을 공급하며 정권 교체에 기여한 뉴라이트 운동의 기수가 이변을 만들어낼지가 관전 포인트다.
동대문 을에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표적인 전략통인 홍준표 의원과 민병두 의원이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두 사람은 이명박 당선인의 BBK연루 의혹을 놓고 각각 ‘수비수’와 ‘공격수’로 치열한 두뇌 싸움을 펼쳤던 맞수다. 또 경기 광명 을에선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의 정책통인 전재희 의원에게 석패했던 양기대 전 정동영 의장 특보가 다시 도전장을 내 리터매치가 벌어질 전망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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