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고산(31)씨에서 이소연(29)씨로 전격 교체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상목 기초연구국장은 10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8일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향할 한국인 첫 탑승 우주인으로 이씨를 최종 결정, 러시아 연방우주청에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7일 고산씨의 훈련 중 규정위반 사항, 훈련과정의 종합결과를 토대로 탑승우주인을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변경해줄 것을 권고해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 교체배경
교육과기부에 따르면 고산씨는 지난해 9월 중순 외부 반출이 금지된 훈련교재를 자신의 짐과 함께 한국으로 무단 반출했다가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훈련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이를 공식 항의했었다. 올해 2월 하순에는 본인의 교육과 관련이 없는 훈련교재를 임의로 빌린 뒤 사용하기도 했다. 러시아 측 기준으로는 관련 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것이다. “고산씨가 열심히 일을 하려고 과욕을 부리다 실수를 한 것”이라는 게 교육과기부의 설명이다.
◇ 석연찮은 이유
하지만 발사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공부 욕심 때문에 과욕을 부린 나머지 저지른’ 사소한(?) 규정 위반을 이유로 교체까지 이를 수 있느냐는 시각이 있다. 치열한 우주인 선발시험 성적과 6개월 간의 훈련 성적을 종합 평가해 뽑은 우주인을 이처럼 전격 교체한 사실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견해다. 일각에선 훈련교재 외부 유출과 관련해 말 못할 다른 이유가 있고, 이 때문에 탑승 우주인 교체가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고씨가 완전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正ㆍ고씨)과 부(副ㆍ이씨)만 바뀌는 결과라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과기부 측은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우주에서는 아주 작은 실수나 지시위반도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여러 국가가 공동 운영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철저한 규정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 앞으로 어찌 되나
지금까지 러시아 우주인 2명 등과 함께 탑승 팀에 소속돼 훈련을 받아온 고산씨와 예비 팀에서 훈련을 해온 이소연씨는 서로 임무를 바꿔 4월 8일로 예정된 발사에 대비하게 된다. 이씨와 고씨는 일단 18일까지 종합훈련을 마치고 26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로 이동한다. 이씨가 예정대로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하면 한국 최초 우주인의 영예는 여성에게 돌아간다. 이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일주일 정도 머물며 과학실험 등 우주임무를 수행한 뒤 19일 귀환선을 타고 카자흐스탄 초원지대로 돌아온다.
교육과기부 측은 “그 동안 두 명의 우주인이 선발 및 훈련과정에서 거의 성적 차이가 없었고 똑같은 훈련을 받아왔기 때문에 탑승우주인이 이씨로 변경돼도 우주인 배출사업이나 임무수행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 이소연씨는 누구
여성 우주인 지원자 6,926명 중 최종후보자로 뽑힌 '슈퍼 우먼'. 광주출신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와 동 대학원을 나와 바이오시스템 박사과정을 이수한 재원이다. 특히 태권도 공인 3단을 비롯해 조깅, 수영, 마라톤 등을 통해 남성 못지않은 체력을 갖고 있다. 우주인 후보 선발 당시 평가위원들은 "단점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높게 평가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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