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하이(上海)는 "왜 알리바바(阿里巴巴)는 상하이를 떠났나"라는 의문을 붙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마윈(馬雲)이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 세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이다.
이 의문은 연초 위정성(兪正聲) 상하이시 공산당 서기가 "우리는 왜 마윈이 상하이에 머물러 있을 수 없도록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제기됐다. 왜 상하이가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터전이 되지 못하며, 상하이가 유망 중소 기업들에게서 외면 받는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냐는 문제 의식이다.
세계적 B2B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1995년 상하이에 설립되려 했다가 항저우에 세워졌다. 마윈은 그 이유에 대해 "상하이는 거대 다국적 기업, 세계 500대 기업 등에만 애정을 쏟으며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생존하기에 가혹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마윈에게 상하이의 높은 임대료 및 인건비, 관리들의 중소기업 괄시는 견디기 힘든 조건이었을 것이다. 상하이를 포기한 알리바바는 창업 10여년 만에 포브스 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선정하는 기적을 일구면서 저장성의 보배가 됐다.
알리바바의 사례는 사업하기 제일 좋은 환경이라고 자부해온 상하이시가 중소기업을 잘 키우는 산업정책의 기본을 소홀히 했음을 보여준다.상하이의 고민은 광둥(廣東)성으로 전염되고 있다.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는 지난달 알리바바를 방문,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면서 외자유치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있지만 중소기업 육성책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기술력을 갖춘 탄탄한 중소 기업을 외면했던 상하이의 뒤늦은 후회를 한국의 새 정부가 새겼으면 한다.
이영섭 베이징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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