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10일 스페인전을 앞두고 주전들을 대거 기용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배려하겠다는 3연승의 여유였다.
4경기 만에 스타팅멤버에서 빠진 이승엽(32ㆍ요미우리)은 1루 주루 코치로 변신해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경기 전 “경기장을 찾는 관중과 TV 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들, 그리고 이승엽의 경기 감각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 대타로는 한번쯤 기용해 보겠다”고 밝혔다.
해결사 이승엽은 김 감독이 말한 그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11-5로 크게 앞선 8회 1사 1루에서 6번 정성훈(우리) 대신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1-2에서 상대 다섯 번째 투수 조그 발보아의 4구째 직구를 풀스윙으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쐐기 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대회 2호 홈런이자 4경기 연속 안타 및 타점.
이승엽은 경기 후 “감독님으로부터 대타로 한번 나가라는 언질을 받았다. 준비가 제대로 안 됐는데 운이 좋았다. 주루코치는 일본에서 올스타전 때 한번 해본 적 있는데 굉장히 어렵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4경기 타격 성적은 무려 12타수 7안타(0.583)에 2홈런 9타점에 이른다.
대표팀은 이승엽의 홈런 포함, 장단 16안타로 스페인 마운드를 두들기며 14-5 완승을 이끌어냈다. 이로써 4연승을 내달린 대표팀은 주최국 대만(3승)을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남은 3경기(독일-캐나다-대만전)에서 전패를 당하는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올림픽 본선 티켓은 손에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대표팀은 2-0으로 앞선 4회 무사 1ㆍ2루에서 8번 조인성(LG)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낸 뒤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1번 이용규(KIA)의 우전 안타와 3번 고영민(두산)의 중전안타를 묶어 순식간에 4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갈랐다. 또 8-4로 쫓긴 6회에도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묶어 2점을 추가하며 상대 추격의지를 꺾었다.
‘복귀파’ 김선우(두산)는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왼 허벅지 통증 탓인지 선발 5이닝 동안 7피안타 4실점으로 완전한 컨디션을 보이지는 못했다. 이승엽 대신 3번으로 나온 고영민은 3안타, 첫 선발 출장한 6번 김주찬(롯데)은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을 이끌었다.
한편 같은 시간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독일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4-3으로 이겼다. 독일은 2승2패, 남아공은 4전 전패. 대표팀은 11일 하루 쉰 뒤 12일 오후 1시30분 인터콘티넨탈구장에서 독일과 5차전을 치른다.
도우리우(대만)=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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