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서 ‘정치 철새’들이 잇따라 공천을 따내 당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 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던 김용학 변호사는 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심위가 3배수 후보에도 들지 못했던 열린우리당 출신 김택기씨를 공천자로 내정했다”며 “이런 정치인 철새는 전후무후하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13대 총선 때 민정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한 적이 있고, 1998년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당선됐었다. 이후 17대 총선 때는 열린우리당 경선에 나갔다 이광재 의원에게 패배했다.
인천 중구ㆍ동구ㆍ옹진군의 박상은 한국학술연구원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2002년 인천시장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전력이 있지만 이번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는 데 성공했다.
관료출신이기는 하나 참여정부 초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최종찬(안양 동안갑)씨,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ㆍ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이현재(경기 하남)씨의 공천도 당내에서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아직 공천 발표는 안 됐지만 울산 울주군의 강길부 의원도 열린우리당 소속이었다가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긴 전력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 잡음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에서 철새 논란은 정덕구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공천으로 촉발됐다.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는 “사람을 공천해야지, 새를 공천하면 어떡하냐”는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의 비판을 수용, 공천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건의했으나 정 전 의원의 공천이 번복되지는 않았다.
이후에도 철새 논란은 ‘당선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현실 논리에 파묻히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통합민주당은 공천 혁명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유권자에게 어떻게 비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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