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여톤 생활용수 거의 광역정수장에만 의존페놀 사태로 허점 드러났지만 대책없어 골머리
우리나라 내륙 최대의 수출도시인 경북 구미시가 생활용수 공급망에 치명적인 허점이 드러났다. 구미시는 인구 40만명에 지난해 수출액이 350억달러에 달하지만 ㈜코오롱 김천공장 화재에 따른 낙동강 페놀오염으로 취수가 중단되자 2시간만에 일부 지역에서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배수지 용량 확대나 대체수원지 확보 등 대책은 전무해 유사사건이 재발하면 자칫 도시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9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구미시는 요즘 필요한 하루 평균 14만6,000여톤의 생활용수 가운데 대부분인 14만여톤을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구미광역정수장으로부터 공급 받는다. 구미광역정수장의 생활용수 생산능력은 하루 22만4,500톤으로 칠곡군 지역을 고려해도 공급능력은 충분한 셈이다.
문제는 구미광역정수장 한 곳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데다 취수가 중단되면 배수장 정수 저장능력이 6,200톤에 불과해 3시간도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낙동강 페놀오염으로 2일 오전 10시 40분 취수를 중단한지 2시간만에 일부 고지대에서 수돗물이 끊겼다. 한여름철은 물론 요즘에도 저녁시간대였다면 한시간도 버티지 못할 상황이었다.
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해평과 선산 정수장이 있지만 시설용량이 하루 6,000여톤에 불과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사시에 대비한 비상급수전이 있지만 큰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구미시 전체적으로 읍면지역의 관정을 포함해 비상급수시설이 122개소에 하루 최대공급능력이 1만3,422톤이지만 밥 지을 물도 모자란다. 비상급수전 대부분인 읍면지역에 있고 정작 급수인구의 80% 넘는 동지역에는 27개 6,900톤에 불과하다.
한여름 오후 서너시간만 불시에 취수가 중단되는 사고가 생기면 구미시는 순식간에 수돗물대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수돗물공급체계의 취약성이 노출됐는데도 별다른 대책이 없어 행정당국은 해법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지형적인 특성상 낙동강 이외의 수원지 확보가 어려워 취수구를 안동, 임하댐 등으로 다원화할 필요가 있지만 엄청난 예산이 필요해 보안책 마련이 힘들다”고 말했다.
구미=전병용 기자 yong12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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