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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용돈 모아 6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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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용돈 모아 6000만원?

입력
2008.03.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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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 오르면 일주일 용돈을 5,000원 올려 주겠다’는 부모님 말씀에 얼마나 기를 쓰고 공부했는지 몰라요.” “할머니는 가끔 과자 사먹으라고 꼬깃꼬깃해진 1,000원짜리를 주시곤 했어요. 아버지가 드린 용돈을 아껴 두셨던 거죠.”

용돈에 얽힌 ‘보통 사람들’의 추억은 이렇다. ‘용돈은 개인이 자질구레하게 쓰는 돈, 또는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라고 국어사전은 정의한다.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용돈에 대해 조금 다른 정의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김 후보자 측은 6일 증여세 포탈 의혹이 제기되자 “두 아들한테 어릴 때부터 용돈을 조금씩 줬고 장학금 등을 모아 2000년엔 각각 6,000만원 정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6,000만원이면 25년 간 매달 20만원을 모아야 하는 액수다.

김 후보자 장남(33)의 최근 5년 간 신고 소득은 3,343만원인데 예금 액수는 2억원이나 된다. 차남(31)도 신고 소득은 450만원이 전부인데 재산은 아파트 전세권 2억2,000만원을 비롯해 2억5,700만원이 넘는다. 두 아들 재산과 소득의 차액이 김 내정자로부터 편법 증여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나도 다른 부모들처럼 자식들에게 용돈을 주다 보니 ‘본의 아니게’ ‘어쩌다 보니’ 큰 돈이 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 같다. 군색한 변명이다.

어쨌든 이명박 정부는 ‘통 큰 정부’라는 사실은 확인됐다. “4,000만원짜리 골프장 회원권은 싸구려”(김경한 법무부 장관) “부인도 교수인데 재산이 11억원밖에 안 된다”(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자녀에게 용돈 수천만 원을 주었다”(김 후보자)는 발언을 태연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됐으니 말이다. 2008년 현재 4인 가족의 한달 최저생계비는 126만 5,848원이다.

정치부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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