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ㆍ부정 전력을 이유로 공천심사에서 배제된 통합민주당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7일 당의 공식회의에서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둘의 강조점은 전혀 달랐고, 이에 대한 당 안팎의 평가도 상반됐다.
신 총장은 개인적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큰 틀에서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자세를 보인 반면, 김 최고위원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신 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 마음은 무척 아프고 슬프지만 이건 개인의 심정”이라며 “개인적인 일은 개인적인 일로 남겨놓고 지금은 당의 전진을 위해 제 능력과 소신을 받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공천이 대단히 중요한 만큼 그 일에 기여하는 게 저의 입장”이라며 “(공심위 최종 판단을) 겸손하게 지켜보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개인적으로 억울하지만 사실상 공심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에 따르겠다는 것이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10여분간에 걸쳐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박재승 공심위원장이 제기한 원칙과 소신이 옳은 것인지 공개적으로 토론하자”고 요구했다.
그는 특히 “혁명의 갈채를 받는다고 그 혁명이 모두 단두대의 처형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면서 “대중의 갈채로 시작한 선정적 개혁이 분열과 혼선으로 끝난 역사를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에서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심위의 결정에 대한 실질적인 불복 선언이었다.
두 사람의 상반된 입장 표명만큼이나 평가도 엇갈렸다. 신 총장이 심경을 밝히는 동안 회의장은 일순 숙연한 분위기로 변했다. 당 주변에서는 신 총장에 대한 동정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에 대해선 “공사(公私)도 구분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박 공심위원장도 김 최고위원의 공개토론 제안에 대해 “그건 말도 안된다”라고 일축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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