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축구 평양 방문 경기가 끝내 무산됐다. 대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제3국 개최’로 최종 결론이 났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 3차 예선 2조 2차전 남북한 경기가 국제축구연맹(FIFA)의 중재를 통해 오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면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 및 응원단 문제 등 제반 사안들은 FIFA의 월드컵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이날 오후 FIFA로부터 받은 중재안은 남과 북의 합의에 따라 마련됐기 때문에 향후 번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는 월드컵 3차 예선은 26일 북한의 홈인 평양에서, 그리고 6월22일 서울에서 번갈아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를 평양에서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집하면서 FIFA가 중재안을 마련했다. FIFA는 당초 평양에서 FIFA기(旗) 게양과 FIFA가(歌) 연주를 대안으로 삼았지만 원칙 준수를 주장하는 대한축구협회의 뜻을 반영해 결국 제3국 개최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대한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평양 개최를 성사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FIFA와 합의를 통해 상하이 개최가 확정되면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라는 국민의 바람이 이뤄진 것은 다행이다”며 “상하이, 선양을 포함한 중국 개최는 전적으로 FIFA가 결정한 사항이다. 중국협회에 어디가 좋은 지 문의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지난 90년 10월 통일축구대회 이후 18년 만의 역사적인 A매치 평양 원정이 무산된 것은 아쉽지만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을 노리는 국가대표팀은 한층 유리한 조건에서 북한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인조잔디에 대한 적응이 까다롭고 대규모 북한 축구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피할 수 있게 된 점은 호재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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