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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2인전 여는 중국 작가 인쿤·인준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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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2인전 여는 중국 작가 인쿤·인준 형제

입력
2008.03.0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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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담에 가족 한 명이 유명해지면 나머지 한 사람은 저절로 그 명성을 공유하게 된다는 말이 있어요. 형제가 함께 작업하면 좋은 점은 바로 그거죠.”(웃음)

어린 아이 그림으로 유명해진 중국 형제작가 인쿤(尹坤ㆍ39)과 인준(尹俊ㆍ34)이 서울 어반아트에서 열리고 있는 2인전에 맞춰 한국에 왔다. 쏟아지는 게 중국 작가들이고 그들 태반이 어린아이를 소재로 작업하고 있지만, 인쿤과 인준의 그림을 식별하기는 쉽다. 형 인쿤이 뚱한 표정의 ‘못난이’들을 그린다면(‘중국 영웅’ 시리즈), 동생 인준은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며 우는 어린아이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그린다(‘울음’ 시리즈). 동생의 어린이들도 예쁘지는 않다.

“하하. 공산주의는 영웅을 잘 생기고 웅장하게 그리도록 강요했지만, 저는 건강하지 않은 못생긴 아이들을 그려요. 그게 중국 영웅이니까요.” 형 인쿤은 “어린이는 정치적인 부분들을 많이 피해갈 수 있는 융통성 있고 편리한 주제”라며 “1999년부터 어린이 연작을 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형 인쿤이 대학에서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 1세대인 데 반해 동생 인준은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못한 채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택시기사, 판촉사원, 비둘기 사육사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뒤늦게 형의 영향으로 미술의 길에 접어들었다. 인준이 그린 어린이들의 둥근 얼굴선이나 색감 등이 인쿤의 그림과 닮아 있는 것은 형에게서 받은 영향이 미술 교육의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

“동생은 예술에 대한 감성이 뛰어나요. 체계적 교육을 받지 않아 자유롭게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아직 더 숙련해야 하지만, 네덜란드 등 유럽이나 미주에도 진출해야 할 아이입니다.” 인쿤은 “중국과 다른 나라에서는 내 작품들이 훨씬 유명한데 한국에서는 동생이 더 인기가 많아 놀랐다”며 대견하게 동생을 바라봤다.

동생 인준은 “하는 일마다 실패했는데,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미술 쪽으로 들어오고 나서야 어느 정도 성공으로 가는 것 같다”며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기쁨을 수줍게 드러냈다. 형의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손을 내저으며 “감히 말할 수 없는 문제”라고 얼굴을 붉혔다.

예술적 사제관계에서 서로 자극을 주고 받는 선의의 경쟁자가 된 이 형제는 최근 함께 작업하던 스튜디오를 분리해 독립했다. 더 이상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기 위해서다. 전시는 28일까지. (02)511-2931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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