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 떡값 수수’대상자 공개 여파로 6일로 예정됐던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7일로 연기되는 등 검찰 인사가 진통을 겪고있다. 사제단이 전날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중수부장 등 핵심 요직 인사를 지켜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법무부 관계자들은 6일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후보군 재검증에 몰두했다.
법무부가 가장 고심한 대목은 ‘삼성의 떡값을 받은 검사를 골라내겠다’는 사제단의 의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부분이었다. 전날 사제단 발표 직전 “에버랜드 고발 사건을 처리한 검사장급 인사 2명을 사제단이 공개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검찰은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법무부는 그러나 내부 격론 끝에 사제단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판단, 이번 인사는 당초 안대로 밀고 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사제단의 주장에 영향을 받을 경우 ‘떡값 검사’의 실체를 자인하는 격이 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사제단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1차 명단 가운데 이번 인사 대상인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사시22회)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법무부의 잠정 인사안대로라면 이 부장은 고검장 승진 1순위다. 하지만 이 부장은 지역안배 차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않다.
사제단이 전날 “삼성으로부터 자유로운 분들을 임명하라”며 구체적으로 거명한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중수부장의 향배도 관심사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김준규 대전지검장과 신상규 광주지검장(이상 21회)이 경합 중이며, 대검 중수부장은 차동민 대검 기획조정부장(22회)과 박용석 청주지검장(23회)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 빅4’중 나머지 2자리인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한상대 법무부 법무실장과 조근호 사법연수원 부원장, 대검 공안부장에는 황교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과 안창호 광주고검 차장(이상 23회)이 복수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임채진 검찰총장과 사시 동기(19회)인 박상길 부산고검장과 조승식 대검 형사부장, 강충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은 이날 퇴임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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