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둘러 올릴까, 좀 더 기다려 볼까.’
철강값 인상 여부를 놓고 포스코가 고민에 빠졌다. 포스코는 4월 철강값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나 중소 철강재 수요 업체들이 포스코의 조기 가격인상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철강 수요 업체들이 철강 공급업체에 가격을 서둘러 올려달라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4월 포스코의 철강재 인상을 앞두고 중간 유통상들의 사재기가 심화되자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아예 앞당겨 가격을 조기 인상하라고 요구하는 것.
실제 업계에선 국내 철강재 가격을 이끄는 포스코의 가격 정책이 발표되지 않아 유통 거래가격과 철강사 출고가격 간의 차이가 더 커지고 있다.
포스코가 철강값을 올리지 않아 시중에 포스코산 철강재가 품귀 현상을 빚을 경우 철강 수요업체들은 톤당 7만~8만원 가량 더 비싼 수입 철강재와 톤당 10만원 이상 더 비싼 다른 국내 철강업체 제품을 써야 해 오히려 부담이 더 늘어난다.
그러나 포스코는 업계의 조기인상 요구를 당장 받아 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가격을 인상하기 위한 원가 상승분에 대한 분석 자료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데다, 냉연재나 비조선용 후판의 경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서둘러 가격 인상을 발표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자재값 폭등으로 철강 제조 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철강값도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재기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까지 겪는 수요 업체들의 사정은 이해가지만 좀 더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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