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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 리뷰/ 5色사랑 버무려진 '웃음의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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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 리뷰/ 5色사랑 버무려진 '웃음의 정찬'

입력
2008.03.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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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 동부에서 1984년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다시 1944년 독일 함부르크와 1888년 멕시코 멕시코시티, 현대의 미국 동부로 시간과 장소가 바뀌어 감에 따라 배우들의 옷차림과 말투도 빠르게 변했다.

에너지 넘치는 젊은 배우 이율 김선아 김진태는 각기 다른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다섯 가지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땀이 식을 새라 분주히 움직였고 소극장엔 다섯 개의 코스로 차려진 사랑(<파이브 코스 러브> ) 이전에 웃음의 정찬이 한상 차려졌다.

5장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단 세 명의 배우가 출연해 각자 1인 5역을 소화하는 뮤지컬 <파이브 코스 러브> 는 제목에 ‘러브’라는 단어를 품었으되, 낭만적인 사랑이야기라기보다 화끈하고 노골적인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배우들의 과장되지만 어색하지 않은 슬랩스틱으로 불륜, 동성애, 삼각관계 등 각양각색의 러브스토리를 펼쳐놓더니 ‘이런 건 책 속에나 있을 뿐 현실과 다르다’고 매듭을 짓는다.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더불어 2004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태생적 배경을 반영하듯 기존의 유명 뮤지컬을 패러디한 재기 넘치는 유머도 볼거리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장면에서는 <지킬 앤 하이드> 가, 멕시코시티에선 <맨 오브 라만차> 가, 마지막 장인 미국 동부 장면에서는 <그리스> 가 엿보인다. 남발하는 감이 없지 않지만 독일식 표현에 ‘트’발음을, 스페인어 표현에 센말을 넣은 번역도 재치 있다.

극장 내 예절을 아예 뮤지컬 넘버로 추가한 원작의 아이디어나 한국 연출자의 제안으로 ‘더블 캐스트 중 우리 팀이 더 잘한다’는 내용의 앙코르곡을 추가한 것도 이 작품만의 매력이다.

현실의 사랑은 책과는 다르다면서도 결국 첫눈에 반하는 운명을 만나는 설정으로 마무리한 스토리는 여전히 동화처럼 느껴져 아쉽지만 <아이 러브 유> 나 <김종욱 찾기> 처럼 아기자기한 유머 속에 애틋함이 살아 있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분명 오랜만에 반가운 작품이 될 듯하다.

과한 배우의 신체 노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육체적인 사랑에 관한 대사와 안무의 수위가 꽤 높아 첫 데이트용으로는 조금 민망할지도 모르겠다.

18세 이상 관람가. 이종석 연출, 이율 김선아 김진태(러브팀) 김태한 박홍주 심정완(큐피드팀) 출연. 다음달 27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02)747-4702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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