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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공천물갈이 대차대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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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공천물갈이 대차대조표

입력
2008.03.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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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부정비리 전력자의 예외 없는 공천배제’원칙이 확정되면서 이에 따른 당내 중진들의 대차대조표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가장 눈길이 가는 사람은 역시 손학규 대표다. 손 대표는 5일 “공심위를 지켜내겠다”고도 했고, “한 마리 양이 희생돼서도 안 된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의 원칙을 지지한다는 뜻인지, 아닌지 알 듯 모를 듯한 발언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번 사태를 ‘손학규 감독, 박재승 주연’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않다. 박 위원장을 영입한 사람이 우선 손 대표다. 동시에 박 위원장의 원칙이 적용될 경우 대규모 공천 물갈이로 당내 역학구도를 재편할 수 있어 손 대표로서는 ‘남는 장사’란 평가다. 특히 호남 물갈이를 통해 부각한 개혁성은 수도권에서 독자적 리더십을 공고히 다지는 토대가 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개혁공천을 통해 18대 총선을 잘 치를 경우 손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다시 거머쥐고, 2010년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은 손 대표측에 줄을 대려 할 것”이라며“이는 야권을 손 대표가 완전히 접수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시나리오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 위원장의 칼 바람이 지나쳐 손 대표가 오히려 상처를 입을 개연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측근 의원은 “당내 불만을 소화하지 못하게 돼 손 대표가 대대적인 역공을 받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내 불어닥칠 메가톤급 후폭풍을 처리하는 일도 고스란히 손 대표의 숙제로 남았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나 박상천 공동 대표쪽은 공천파동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정 전 장관은 호남에서의 위상이나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고, 구 민주당 세력을 보호해야 하는 박 대표로서도 난감한 처지에 몰릴 수 있다.

박재승 위원장이 나서면서 중진들이 챙겨야 할 자파 인사들을 정리해 줄 수 있어 긍정적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견해도 일각에서 나오지만, 그러다가 수족이 잘려나가는 건 아닌지 걱정해야 하는 게 정 전 장관 등의 입장이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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