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권의 예ㆍ적금에 몰리던 돈도 차츰 증가세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시장 등 대안 투자처가 불안한 상황이어서 눈치보는 ‘대기성’ 자금만 늘고 있는 상황. 섣불리 위험을 감수하기 싫다면 안정적인 적금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다.
올 1월 특판예금을 앞세워 20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인 주요 시중은행들의 수신 규모는 2월 들어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다. 우리은행은 1월 3조원 가량 늘었던 수신이 2월에는 되려 1,400억원 감소했고 신한은행도 1월 6조원을 늘렸으나 2월 3,600억원으로 증가세가 뚝 떨어졌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1월 빠져나가는 돈을 잡기 위해 연 6% 후반대까지 올려 내놓았던 특판상품이 마감된 후, 2월 들어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 및 금융채, 국채 금리가 급락하자 정기예금 금리를 5%대 초반으로 낮췄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적금 금리마저 하락세다. 작년말 연 5%대까지 올랐던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최근 속속 4%대로 돌아서고 있다. 외환은행은 3일부터 7개월~1년 만기 일반 정기적금 고시금리를 0.2%포인트 낮춘 연 4.5%로 조정하는 등 상품 만기별로 연 0.2~0.4%포인트 내렸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적금금리를 0.2~0.4%포인트 인하해 현재 연 4.6~5.0% 사이다.
하지만 소리없이 인기를 끄는 상품도 제법 있다. 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부터 내놓은 ‘가족사랑자유적금’은 출시 3개월 만에 30만 계좌를 돌파했다. 기본이율은 1년 만기 연 4.6%, 2년 만기 연 5.0%, 3년 만기 연 5.2%인데 가족 수 등에 따라 최고 연 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 3년 만기 상품은 정기예금과 맞먹는 최고 연 6.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도 2월부터 계좌가 많이 모일 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하나 E-플러스 공동구매 적금’을 한시 판매해 보름 만에 2,769계좌를 유치했다. 가입자들은 3년 만기 기준으로 연 5.7%의 금리를 받는다.
저축은행 적금 가운데는 아직 7%대 이자를 주는 상품도 적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 107개 저축은행 가운데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7%대 금리를 주는 곳은 12곳. 인천저축은행이 7.2% 금리를 적용중이고 모아ㆍ삼성ㆍ삼신ㆍ안국ㆍ영풍저축은행 등이 7% 금리를 주고 있다.
각종 우대금리를 더한 ‘실질적인 7%’ 상품도 있다. 6.8% 기본금리에 인터넷뱅킹 이용시 우대금리 0.2%포인트를 주는 스카이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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