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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주최 대입 학력경시대회 역대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1> 좋아하는 과목부터 집중, 논술 비법은 다름아닌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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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주최 대입 학력경시대회 역대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1> 좋아하는 과목부터 집중, 논술 비법은 다름아닌 교과서

입력
2008.03.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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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가 주최하는 <전국 고교생 대입 학력경시대회> 가 올해로 17회를 맞습니다. 이번주부터 학력경시대회 역대 수상자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수상자들은 대부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수상자 중에는 법조인이나 의사, 대학 교수 등 전문직에 진출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학력경시대회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경쟁하는 명문대 입시의 전초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 김영석(16회 대회 자연계 대상ㆍ경기 광명 진성고 졸ㆍ서울대 의대 2년)

까까머리 고교생은 2년 후 말쑥한 차림의 대학생으로 변해 있었다. 2일 서울대에서 만난 김영석(20)씨는 '2006년 대입학력경시대회' 자연계 대상 수상자다. 서울대 의예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권위있는 대회에서 상을 받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씨에게 경시대회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학교 대표로 난생 처음 전국 규모의 학력경시대회에 참가해 부담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지만, 입상을 통해 남은 기간 수월하게 수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함께 단체전 대상을 일궈냈던 동료들도 모두 명문대에 진학해 지금도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의 경시대회 성적은 500점 만점에 488점.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짐짓 겸손해 했지만 응시자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까다로웠던 수리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가 말하는 고득점의 비결은 이렇다. "경시대회 문제는 기본 개념과 응용력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문제풀이식 공부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면 절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죠." 원리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절대 고난이도의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대상의 영광을 차지하긴 했지만 사실 김씨는 '타고난 수재'라기 보다 '성실한 노력파'에 가깝다. 고교 입학 당시만 해도 전교 100등 정도에 불과했던 성적은 2학년에 올라가면서 계열 수위를 다툴 정도로 급상승했다. "딱히 '이거다'하는 공부법은 없습니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훨씬 중요하지요. 정해진 틀에 따라 억지로 시간만 채우는 것 보다 좋아하는 과목을 집중적으로 하다보니 자연스레 성적도 오르게 됐죠."

당초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꾸었던 그가 고교 진학 후 의학도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도 자신에게 맞는 공부 습관을 찾고나서부터다. 정규 수업이 끝나도 연이어 특강을 들으러 다니느라 분주했던 다른 친구들에 비해 혼자만의 공부 시간을 갖게 되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싹텄다.

김씨는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만큼 처음부터 입상을 목적으로 덤빈다면 실력의 반도 끌어낼 수 없어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를 치른다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어려운 문제를 접해도 당황하지 않습니다."

■ 김민수(16회 인문계 대상. 서울 명덕외고 졸업 .서울대 경영학과 2)

"대입학력경시대회는 고난이도 문제가 많이 나와 자신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 대입학력경시대회에서 인문계 대상의 영예를 안았던 김민수(20)씨는 경시대회의 유용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모의고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덕에 '타의'에 의해 학교 대표로 출전하게 됐지만, 자신의 실력을 점검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으로 기억하고 있다. "여러 학생들이 경시대회 참여를 희망했었습니다. 학교별로 출전 인원이 제한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한 우수 학생들이 많이 들 아쉬워했었죠." 명덕외고에서 함께 출전했던 친구들은 자신을 포함해 5명. 모두 고려대 법대(2명)와 가톨릭대 의대, 서울대 법대 등 원하던 대학에 진학했다.

김씨는 당시 대상을 수상한 비결로 집중력을 꼽았다. "문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평소 문제풀이 양을 늘리기보다 문제가 요구하는 개념과 풀이방식 파악에 중점을 두고 공부했습니다. 결국 고난이도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게 되더군요."

김씨는 경시대회 기억을 되살리면 '고난이도'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려진다고 했다. 당시 수리영역은 난이도가 특히 높아 응시 학생들이 상당히 당황했었다고 전했다. "언어영역도 상당히 어렵게 출제됐습니다. 대학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경시대회 동기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경시대회 대상 수상에 이어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했지만 사교육이라곤 고작 논술학원 잠깐 다닌 기억 밖에 없다. 그렇다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책상에만 마냥 앉아 있었던 것도 아니다. 김 씨가 스스로 생각하는 유일한 공부 비법은 독서다. "무작정 공부 시간을 늘리기보다 공부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쓰는데 노력했습니다. 잠을 충분히 자둬야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죠."

김씨는 향후 진로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해외 유학을 가 경영학을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법학전문대학원 진학도 신중히 고려 중이다. "아직 나이가 어려 좀 더 고민한 뒤에 진로를 확정지을 계획입니다."

경시대회 후배들에게는 "기본을 탄탄히 다지라"고 조언했다. "기본만 튼실하면 어떤 문제가 출제된다고 해도 쉽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기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정덕 (16회 대회 은상·서울대일외고 졸·서울대 법대 2)

“대학에 들어와보니 선배와 동기 중에 대입학력경시대회 입상자가꽤많았습니다.

입학 초기에 경시대회 이야기도 많이 나눴습니다.”대학 동기들 사이에서는 유별난 경력이 아니겠지만이정덕(20)씨에게는 2006년 대입학력경시대회 은상 수상이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경시대회를 발판 삼아 서울대 법대에 수석합격할수있었기 때문이다.“ 6월에 치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 이후 긴장이 풀릴 수 있었는데, 난이도가 높은 경시대회가 제겐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경시대회에서 만난 전국의 우수 학생들도 그에게는 자극제로 작용했다.‘ 학교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자만심도 경시대회에 나간 순간싹사라졌다. 당시 만났던 동기들 중 다수와는 서울대 진학이후에도 친밀하게지내고 있다. 시상식에서 알게 된 수상자들 상당수가 서울대 법대에 다니고 있어서다. 그는 당시 경시대회의 수리영역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다고기억했다.“ 수학에 특별히 흥미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심화문제를 집중적으로 풀었던게도움이 되었다”고한다.

이씨는 여느 동기들처럼 학교 대표로 경시대회에 나서게 됐다.“ 경시대회는 많은 친구들이 나가고 싶어했습니다. 출전의 기회를 얻었다는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기분 좋은 대회이죠.” 이 씨는 법대 수석 합격의 비결을 교과서에서 찾았다. 특히 논술에서 고득점을 올린 비법은 교과서에 있다고 강조했다.“ 학원에서 다루는 논술강의는 철학 개념들이 너무어렵습니다. 결국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참고서는 교과서입니다.”

이 씨는“난이도 높은 문제라고 당황하지 말라”며 경시대회를 치르게될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실력을제대로 발휘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성적자체보다는 고3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는 발판으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경시대회를 짜릿한 추억으로 간직한 이 씨는 이제 법조인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을 목표로 올해부터 치열하게 법학 공부에매진할 생각입니다.”

■ 전국 대입 학력경시 대회는…

한국일보가 매년 주최하는 <전국 고교생 대입학력경시대회> 입상은 곧 명문대 진학을 의미한다. 1991년 1회 대회부터 16회 대회까지 입상자는 총 1,420명. 본보가 이 중 진학 사실이 확인된 1,317명을 대상으로 세부 진학 내역을 조사한 결과, 무려 93%인 1,226명이 서울대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경시대회 입상자 10명 중 9명은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뜻이다. 고려대 36명, 연세대 32명이 각각 입학했고, 이들 3개대 외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모두 의대에 진학했음이 확인됐다.

입상자들이 가장 많이 진학한 학과는 서울대 법대와 의대로 말 그대로 최상위권 학과였다. 서울대 법대에는 수상자 전체의 35%인 461명이 진학했고, 서울대 의대에는 302명(17.6%)이 합격했다.

서울 휘문고 진학지도부장 김형권 교사는 "권위와 전통을 갖춘 <전국 고교생 대입 학력경시대회> 입상 자체가 대학 진학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인식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참가를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학교 당 10명 안팎으로 참가인원이 제한돼 참가자를 엄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원외고 진학지도부장 최윤상 교사는 "일선 고교에서는 이 대회가 전국적으로 우수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유일한 학력경시대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6월(날짜 미정)에 실시될 예정이며, 세부적인 내용은 조만간 한국일보 지면을 통해 공지한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권대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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