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2,500만원, 5억2,500만원, 더 없으십니까? … 낙찰!” 주로 미술품 경매 등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처음 등장했다. 돈을 갚지 못해 법원에 압류된 뒤 나오는 매물이 아니라 부동산을 팔 사람이 직접 민간경매 시장에서 내놓고 거래를 하는 것이다.
부동산 경매업체인 지지옥션(www.ggi.co.kr)은 1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호가(呼價)방식의 경매를 통해 민간이 내놓은 부동산을 경매에 부친다.
민간 경매는 법원 경매와 다소의 차이가 있다. 매도자는 자신의 부동산을 다수의 매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빠르게 처분할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해 인근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집을 사려는 사람도 주먹구구식 가격 흥정이 아니라 다량의 매물에 대한 각종 공적자료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첫 민간 경매라 매도와 매수 희망자 모두에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경매에서 흥미로운 점은 감정가 5억원이 넘은 2건의 부동산 경매 시작가가 1,000만원이라는 것. 통상적으로 감정가에서 경매가 시작되지만, 매도자가 원할 경우 시작가의 하한선이 없는 ‘절대 경매’에 부친다. 경매 관심을 높일 수 있어 미술품 경매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1,000만원에 시작하는 매물은 서울 여의도 라이프콤비 주상복합 아파트로 감정평가 금액은 6억4,000만원(전용면적 131.6㎡ㆍ39.8평). 63빌딩과 성모병원 사이에 있고 한강 고수부지가 가까이 있다.
다른 하나의 절대경매 물건은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이마트 부근에 있는 상가(제일프라자 303호와 304호)로 전용면적 225.5㎡에 분양면적은 341.9㎡(103.4평)형이고, 감정가는 5억7,000만원이다.
경매 참여는 본인의 경우 보증금 100만원과 신분증 및 동장, 대리인은 이외에 위임장을 추가로 가져가야 한다. 매수 희망자는 경매사가 제시하는 호가에 번호판을 들어 응찰의사를 표현하면 된다. 낙찰을 받으면 72시간 내에 계약을 체결하고, 낙찰되지 않은 응찰자들은 현장에서 보증금을 바로 돌려 받는다. 지지옥션은 첫 회라 1회차와 2회차 경매를 12일 당일 모두 진행한다. 1회차 경매에서 유찰된 매물은 곧바로 5% 이상 가격을 내려 2차 경매에 오른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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