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대통령이십니까.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저는 OO그룹 회장인데 말도 안 되는 규제 때문에 공장을 못 짓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제가 알아 보고 바로 전화하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이 만들어진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5일 기자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그간 경제인과 직접 대화가 가능토록 통로를 개설하겠다고 말해 왔다”면서 “그런 정신으로 소프트웨어(기업인들과의 소통할 수 있는 핫라인)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핫라인은 당초 청와대 집무실에 별도의 유선전화를 마련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퇴근 후에도 전화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휴대폰으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기존 휴대폰 번호를 기업 측에 알릴지, 새로 받게 되는 017번호를 활용할지 등의 구체적 사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시간에는 수행비서에게 이 휴대폰을 맡겨 전화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퇴근 뒤에는 직접 관저로 가져가 잠자리에 들 때도 머리맡에 둘 계획이다.
청와대는 조만간 대상 기업을 선정해 휴대폰 번호를 기업인들에게 개별적으로, 혹은 재계 단체 등을 통해 비공개로 통보될 예정이다. 휴대폰 번호는 참모 및 지인들에게도 일부 알려준다는 계획이나 가급적 ‘기업인 전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선인 시절 강조해 온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친화적)’ 원칙을 실천하면서 경제살리기에 기업인들을 적극 동참시키겠다는 의도”라며 “대상자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제 5단체장과 주요 기업 대표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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