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5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적극적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밀가루 수입을 줄이고 쌀 소비를 장려하자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쌀 값이 비싸다고 한다”며 “6,000억원에 달하는 쌀 보관비용을 감안하면 묵은 쌀의 가격을 낮춰서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설렁탕에 면 사리를 넣는 것은 쌀이 부족했던 시절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는데 거기에 드는 밀가루가 엄청나더라”는 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관료적이고 상투적인 대책이 아니라 다각적으로 궁리하고 연구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반대로도 생각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심각한 물가문제에 대해 “지난 번 국무회의 때 보니까 너무 과거의 전통적 방식으로 물가문제에 대처하는데 좀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시작되는 부처 업무보고에 대해서도 “너무 뻔한 얘기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살아있는 얘기를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다음 달 식목일 나무심기 계획을 보고 받고 “이번 기회에 북한의 나무심기 운동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좋겠다”며 “북한과의 탄소 배출권 거래 등 2013년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이산화탄소 배출감소와 연계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후 1시간 가량 청와대 비서관동을 방문해 책상 칸막이를 낮춘 사무실을 둘러보며 “(칸막이가) 낮아지니 일하는데 좋지 않냐. 완전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좋다”며 “공개적인 것이 불편한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야”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숨어있는 2㎝를 찾아야 한다”며 사무실 곳곳으로 매서운 눈길을 보내면서 “벽에 붙어있는 책상 칸막이는 없어도 되지 않느냐.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는데 실내 등을 켜놓을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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