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08 드라마 아줌마 캐릭터 위기 속… 변한 게 없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08 드라마 아줌마 캐릭터 위기 속… 변한 게 없다

입력
2008.03.04 15:10
0 0

2008년 주말드라마 속 ‘아줌마’의 모습은 어떨까. 과거보다 나아진 여성의 ‘지위’ 덕분에 남자의 핍박을 굳건히 이겨내며 자주적인 개척을 도모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드라마 속 아줌마 캐릭터가 진화했다고? 그들은 여전히 ‘위기의 아줌마’에 머물러 있다

MBC <천하일색 박정금> 의 박정금. 겉보기엔 기존 엄마의 모습에서 가장 동떨어졌고, 범인과의 결투에서 속 시원하게 이단옆차기를 날려대곤 하니까 과거의 주부와 달리 자기 일과 인생을 영위하는 아줌마로 비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박정금(배종옥)은 현실과의 쟁투에서 상처입고 고통스러워 한다.

박정금은 일에 열심인 형사이지만 사실 아이를 잃어 버렸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종종 미성년 용의자들을 풀어주곤 한다. 또한 의사와 변호사 사이에서 화려한 삼각관계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연애에 불과하다. 이혼과 생활고 등으로 직업전선에서 힘든 삶을 사는 여성의 모습을 포착한 것이며 현실에서 추정하는 격상된 ‘아줌마’의 위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KBS <엄마가 뿔났다> 의 김한자(김혜자)도 흔들리는 가족제도 안에서 갈팡질팡하며 갈등을 겪는 ‘변함없는’아줌마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자식들은 김한자의 의지와 상관 없는 방향으로 돌아서고 튀어나가며, 반항한다. 격변하는 세상 속에서 날로 나아지는 아줌마의 현실을 대변하긴커녕,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어머니들이 답습한 고부갈등에 고민한다.

SBS <조강지처클럽> 의 나화신(오현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드라마 <신 현모양처> 등이 이혼의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명랑한 아줌마를 보여줬건만, 2008년 주말드라마 속 아줌마의 삶은 질곡의 연속이다. 남편의 불륜으로 시작된 나화신의 불행은 거의 길바닥에 나앉는 수준으로 심각하게 그려질 정도다.

대중문화평론가 정석희씨는 “세상은 변하고 있지만 세상으로 나서는 아줌마에겐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있다. 박정금을 보면 형사보다는 아줌마의 캐릭터가 더 묻어난다. 프로정신이 결여됐다는 뜻이다. 드라마 속 아줌마는 여전히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