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책 광고를 보면 태반이 부자 관련 도서다. 경제면을 살펴보면 젊은 나이에, 혹은 단 기간에 수억 수십억을 번 사람들의 성공담이 한두 개씩 꼭 들어있다.
텔레비전에서도 갑자기 돈 벼락을 맞은 게 아니라 자기만의 노력, 집중력, 기회포착, 혁명적인 사고, 노하우 등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이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질리도록 만날 수 있다. 한 인터넷서점에 들어가 도서검색에 ‘부자’라고 쳐보았다. 제목 혹은 부제에 ‘부자’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도서가 검색최대치 숫자인 1,000개를 빼곡 채우고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란 바로 이런 현상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한국의 대중들은 오로지 부자가 될 생각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하고 보면 그토록 부자를 좋아하는 대중들이 부자내각에는 적개심을 품었다는 것은 이상야릇한 일이다. 물론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아름다운 여인이 아름답게 외치던 말 ‘부자 되세요’가 내 인생의 이정표처럼 보인다.
그런데 내가 부자가 될 가능성에 대한 확신보다는, 남들 다 부자가 되었는데 나만 부자가 되지 못했을 경우의 끔찍함이 더 걱정스럽다. 정말이지 한국의 대중들은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일까. 부자를 향해 질주하는 나라, 어질어질하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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