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은 한나라당 공천의 숨은 화약고다. 공천심사위의 ‘물갈이 기준’에 해당하는 다선ㆍ고령 의원이 많이 포진해 있고,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가 곳곳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발 뻗고 잘 수 있는 현역 의원은 그리 많지 않다.
부산은 최근 친이 의원 2명, 친박 의원 3명이 포함된 ‘살생부’가 돌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하다. 우선 친박 세력의 좌장인 3선 김무성(남 을) 의원이 친이 세력의 견제를 뚫고 공천을 받을지가 최고 관심사다. 그는 벌금형을 받은 전력 때문에 공천 신청 자격이 있느냐부터 논란이 됐었다.
경쟁자인 정태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연구실장과 성희엽 전 부산시장 대외협력특보는 이재오 의원 등 친이 측이 세게 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의 운명은 친이 측이 어떤 정치적 계산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다만 지역이 탄탄해 무소속 출마를 하더라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게 변수”라고 말했다.
허태열(북ㆍ강서 을) 엄호성(사하 갑) 유기준(서구) 의원 등 부산 지역 친박 의원들의 공천 여부는 김무성 의원이 살아나느냐, 아니냐에 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돈다.
친이 세력 간의 내전도 치열하다. 정형근(북구) 의원이 법조 후배인 손교명 박민식 변호사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이재웅(동래) 의원에 도전하는 오세경 변호사와 현영희 전 부산시의원도 기세가 만만치 않다. 금정에선 한반도대운하 추진을 주도한 박승환 의원과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동일고무벨트 대표 이사가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경남은 70세 전후의 고령에 다선인 의원들에게 공천심사위가 ‘물갈이의 칼’을 빼들 것인지가 변수다. 남해ㆍ하동의 박희태(70ㆍ5선), 산청ㆍ함양ㆍ거창의 이강두(71ㆍ4선), 거제의 김기춘(69ㆍ3선) 의원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물갈이가 실제 이루어질 경우 이미 공천 내정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73ㆍ5선) 의원과의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희태 의원은 친이고, 이강두 김기춘 의원은 친박이라는 점도 묘하게 얽혀 있는 부분이다. 친이인 김명주(경남 통영ㆍ고성) 김영덕(의령ㆍ함안ㆍ합천) 윤두환(울산 북) 의원의 지역도 신인들의 도전이 거세 눈 여겨 볼 곳으로 꼽힌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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