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유가나 곡물,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 달러 약세 현상으로 국제자금이 원자재 등 실물자산에 몰리고 있기 때문.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 인도 등이 흡수하는 상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공급 측면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 등 자원민족주의 발흥이 상품 가격의 상승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투기자금까지 몰려들어 가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바야흐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도 앉아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길 기다리기보다 현 상황에 맞는 투자처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의 수혜종목을 알아보자.
대신증권은 4일 분석자료를 통해 ▦철강ㆍ정유ㆍ전선 업종 ▦해외자원개발ㆍ친환경에너지주 ▦남미ㆍ동유럽ㆍ섹터 펀드 등을 추천했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위원은 “과점적 성격이 강한 철강ㆍ정유ㆍ전선 업종의 경우 가격인상 부담을 후방산업 및 소비자에게 전이시킬 수 있는 우월한 가격협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바오산 철강이 지난 1분기 내수가격을 8% 인상한데 이어 최근 다시 19.8% 인상을 단행해 국제 철광석 가격급등을 극복한 것이 대표적 사례.
또 해외자원개발 및 친환경에너지주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에 강력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역시 적극적인 자원외교와 관련산업 육성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이들 기업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상품가격 급등에 따라 소재와 에너지 섹터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 해외증시 중에서는 남미(브라질 등)와 동유럽(러시아)이 소재와 에너지 섹터 비중의 합이 50%를 상회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는 투자대안으로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기업과 ▦매출원가율 개선기업 ▦천연자원 대체재 생산기업을 제시했다. 대우증권 이규선 연구위원은 곡물가 급등과 관련, “기상 이변 등으로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고 밀이나 대두와 같은 농작물들의 수확이 줄고 있다”며 “비료제조업체와 병충해 방제업체, 종묘업체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매출원가율 하락 기업들은 제품 경쟁력이 높아서 원가부담을 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거나 효율적 비용 절감 시스템이 작동하는 경우로, 향후 비용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천연재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가공물을 생산하는 기업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천연고무를 대체할 수 있는 합성고무, 면화를 대체하는 폴리에스테르, 사료를 대신할 인공성장제 생산업체 등을 관심기업으로 꼽았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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