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소설엔 욕이 왜 그리도 많지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확실히 내 소설에는 욕이 많았다. 일부러 욕을 많이 쓴 게 아니라, 경험했던 바를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재구성하다 보니 그랬다.
사실 내가 소설에 쓴 욕은 실제로 경험한 바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청소년기적에 거의 욕설대화를 하고 살았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만나면 그때처럼 순 욕으로 대화를 하는 경우가 있다. 나도 많은 욕을 했다.
욕을 섞어 말하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빙충이로 보일까봐 지레 겁먹었던 것일까? 욕에 남자다움이 있고, 때로는 욕을 주고받는 사이가 더 친근한 사이라는 오해를 했던 것일까. 군대에서는 아예 말이 곧 욕이었다. 직장에서도 틈만 나면 욕을 해댔다. 혼자서도 많은 욕을 했다. 죄 없는 텔레비전에게 그 얼마나 많은 욕을 퍼부었던가. 욕을 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는 사회였다.
그리고 이제 최대의 딜레마에 처했다. 나는 욕을 하고 살았지만, 내 자식은 욕을 모르고 살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욕은 분명히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나쁜 것이므로. 그래서 애 앞에서만은 바르고 고운 말만 써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 정말이지 내 아이는 욕을 못해도 좋은 세상을 살았으면 좋겠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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